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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 빗소리는속삭임처럼 달콤하다까만 밤을 가르는화살비 하얀 빗줄기는얇은 입술 떨림이 우는향긋한 입맞춤보다황홀하다엄마 젖가슴 뽀얀 속살보다푸르른 들판 파릇한 향내보다이 밤속삭이듯, 유혹하듯쏟아내는 빗줄기가숨소리 죽여 호흡하는하얀 밤을 드리웠다가락지 낀 손가락 채 빠질까손깍지 끼워 잡아챈 빗소리싫지 않은 표정 머금어살포시 입맞춤하는 이 밤
2023.12.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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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의회가 지난달 22일 제286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12월 15일까지 24일간의 의사 일정에 돌입했다.의사일정 중 예결위 구성과 의결 건이 포함되어 있었고 마침 11월 27일은 도시환경위원회 상임위가 요즘 한창 시끄러운 안산환경재단의 2024년도 예산심의가 있어 참관했다.심의를 받기위해 재단측에서 준비한 예산서(안)을 들춰보면서 처음에는 숫자를 잘못 기입한 줄 알았다. 100% 시 출연금으로 구성된 총사업비가 36억5,700만 원이고 가장 중요한 재단사업비는 11억5,800만 원으로 총사업비의 32%에 불과했다
2023.12.0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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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박찰박한 논물에서 키워 온 몸집이다. 바닷게는 서해에서 내려와 담수와 섞이는 연안까지 긴 여행을 하지만, 참게는 겨우 아버지 복숭아뼈 근처의 논물에 한 生을 빠뜨려서 놀다 간다. 참게의 푸른 검은색 등껍질은 둠벙의 색깔을 닮아 은신하기에 그만이다. 푸른 검은색 등껍질은 저물녘 이끼의 빛깔을 뒤집어쓴 채 잠을 자고, 둠벙에도 “첨벙”하고 어둠이 빠져든다.나는 뜰채를 들고 둠벙의 바닥을 훑는다. 가라앉은 진흙을 다시 일으켜 참게의 잠을 깨운다. 묵직한 뜰채, 게의 파닥거림이 오른쪽 어깨를 타고 오른다.“후유” 나는 손전등으로 뜰채를
2023.12.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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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리워하고가깝다 느끼던 너에게"잘 지내니?" 한마디가이렇게 멀게 느껴질 줄이야"아프다" 말할 게 뻔한데안부를 물으려는 말끝이"너는 어떠니?"쓴 물이 올라오고위로를 건네려 쥔 손으로핑 도는 눈물
2023.12.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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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숙어로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의 의미를 사전적으로 배워서 알았지만 정확히 그 말에 대한 정감은 오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게 되자 이제는 그 의미를 알아챘다. 머리로 아는 지식이 아니라 마음으로 아는 느낌이다., 머리로 아는 지식은 깨달음이지만 가슴으로 아는 의미는 훨씬 절실하다 못해 떨린다. 그래서 수구초심이라는 말을 할 때마다 나는 고향의 집이 눈앞에 곧잘 그려진다. 우리 마을은 들 가운데 우둑 솟은 산봉우리 셋이 반원형으로 둘러있고 앞에는 너른 들판이 손바닥처럼 펼쳐져 있다. 평평한 곳에는 주요 기관 들이
2023.11.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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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뼈를 깎아 기둥을 세우고당신의 살을 발라 벽을 둘렀습니다당신의 머리카락 삼아 이엉을 엮어조랑박 구르는 초가지붕을 올리고당신의 눈을 빌려 등을 밝혔습니다당신의 사랑으로 문을 만들어애태우며 남기고 떠나신 불효자는오는 이, 가는 이, 만나는 모든 이에게제게 남기신 애달픈 사랑에 마음을나누고 기억하고 따르겠습니다
2023.11.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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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black list)는 감시가 필요하거나 권리를 제한하기 위한 명단을 뜻한다. 화이트리스트(White List)는 반대되는 개념이다.이명박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실존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7일 문성근·김미화 등 방송인 36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원고들에게 500만 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블랙리스트 관리와 위법 행위가 있었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소송이 법원에 접수된 2018년 4월 이후 5년 7개월이 걸렸다는 점이 개탄스럽다.지금
2023.11.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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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수업 중 눈이 펑펑 내리는 걸 보다가 정말 연말이 얼마 안 남았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사람마다 연말을 느끼는 건 다르겠지만 아마 학생들은 방학이 아닐까 싶네요.저는 다가올 2023년 세법개정안(개정안 통과 시 2024년도 반영)을 살펴보면서 내년에는 어떤 세법들이 개정되는지 어떻게 해야 내년에는 어떤 방법으로 절세를 이야기해야 하는지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았기에 확정은 아닙니다.2023년 세법 개정안은 경제활력 제고, 민생경제 회복, 미래 대비, 납세 편의 및 형평 제고 크게 4가지로 구
2023.11.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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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사용 및 실내 활동이 늘어 화재 위험이 높아지는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이 얼마 전 지났고, 나라에서는 범국민적인 화재예방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하고 있는 11월이다.경기도 화재발생 현황을 2022년 기준 계절별로 보면 발생건수 비율은 겨울이 28.3%로(봄 27.9%, 여름 22.8% 가을 21% )사계절 중 가장 많고 인명피해 비율 역시 겨울 29%, 봄 26%, 가을 23%, 여름 22%로 겨울이 가장 많다.또한, 화재 시 장소별과 사망자 수별로 살펴보더라도 주택화재가 전체화재 8,604건
2023.11.2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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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김병수 김포시장과 면담한 뒤 ‘김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이어 13일에는 백경현 구리시장과 면담한 뒤 ‘구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을 구성할 방침이며 김포시와 구리시뿐만 아니라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도시들을 모두 아우르는 메가시티에 대한 연구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김병수 김포시장이 당선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필자는 김포시에서 기자로 근무했었던 인연으로 김병수 시장과는 선거유세부터 시장 당선 후 시정 활동까지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당시 김병수 김
2023.11.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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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을 붙들고바우쇠의 줄타기 광대가 되어오롯이 따뜻한 가슴을 열어주는당신을 따르렵니다 연분홍 립스틱 곱게 색을 칠하고채송화, 봉선화 꽃물을 내려꽃마저 반할 예쁜 화장을 하는당신을 따르는 여자입니다 외줄처럼 위태롭고 안타까운 사랑끝내 지켜 기다려준 고집스러운 사랑야멸차게 돌아서던 내 허물마저정성 다해 보살펴준 애절한 사랑이제, 당신의 여자가 되려 합니다 떨어지는 눈물 고이 받쳐 들어행여 눈물방울이라도 비칠까숨으로 들이키는 어머니는당신을 사랑하냐고 물었죠저는, 당신의 여자입니다
2023.11.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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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햇볕에 눈을 질끈 감는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 할 만큼 쓸데없이 환히 빛나는 저 하늘의 햇빛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병원 밖을 나서는 내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쳤고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겁고 힘들기만 하다.몇 걸음 걸어 병원 앞 버스정류장에 다다르자 나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후우...' 버스정류장에 먼저 와 있던 사람들이 내 한숨 소리에 나를 슬쩍 한번 바라본 후 이내 다시 고개를 돌린다. 병원에서 나온 사람들 중 사연 없는 사람 어디 있을까. 자신들과 비슷한 그 심정에 공감하고 이해하듯 근심 가득한
2023.11.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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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주변에서 해외 T 회사 주식 열풍이 분 적이 있었습니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이 회사의 주식을 구입하였는데, 이후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주식을 보유했던 지인들 중 일부는 주식을 처분한 금액으로 T 회사 전기차를 구매하겠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문제는 세금인데, 이 주식이 국내 주식이라면 소액주주가 장내 주식시장에서 거래한 것에 대한 양도차액은 세금을 과세하지 않습니다. 처분하더라도 추가로 내야 할 세금은 없는 거죠. 국내에서는 상장법인의 대주주와 장외 주식시장 거래를 통하여 양도한 소액주주는 주식 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발생
2023.11.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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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쯤 되면 TV에 은행에서 판매하는 퇴직연금 광고가 등장합니다. 작년 연말에는 두 남자 배우가 뛰면서 이야기합니다. ‘야 너 이번에 연말정산 환급받냐?’ ‘아니 뱉어야 해’ ‘닥터가 시급하네~ 연말정산 IRP 닥터!’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받습니다.이후 광고에서는 IRP 퇴직연금 가입하면 연말정산 시 최대 1,485,000원 환급이라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이 광고만 본다면 누구나 퇴직연금을 가입하면 다 환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고 최대 1,485,000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이는 오해이고 착
2023.11.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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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가 좋아하고 학수고대하던 일요일 아침이 다가왔습니다. 그날은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 성주산으로 소풍 가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우리는 성주산에서 마실 음료수와 초콜릿과 같은 간식을 챙기며 기대를 품은 채 성주산으로 달려갔습니다. 성주산은 높이도 그리 높지 않지만 다른 유명한 산들만큼의 스릴감과 뛰어난 자연환경을 볼 수 있는 우리 가족이 자주 방문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 때문에,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우리 가족은 얼마 전부터 이곳에서 일요일을 보내고 있습니다.그날도
2023.11.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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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 외로운 그대의 고독지독한 이별에 그대의 슬픔지독한 사랑에 그대의 몸살지독히 그리운 그대의 눈물나에게 죄를 물으신다면그대의 한숨이 토해지는 걸그대의 가슴이 쏟아내는 걸넙죽넙죽 그대를 받아준 죄는잠시 숨 돌려 쉬게 하려 한 죄떨구고 간 이 많은 사연을치유하지 못한 죄돌이킬 수 없다며 묻어버린 죄
2023.11.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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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날과 다르지 않았던 지난달 평범한 화요일, 하지만 난 학교에서 할머니께서 우리 집에 오신다는 소식에 설레하고 있었다. 솔직히 할머니께서 내가 좋아하는 간장게장을 가져온다는 것에 더 설렜다.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자 할머니께서는 저녁까지 공부한다고 수고했다면 나를 웃으며 반겨 주셨다.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마주하는 순간 하루 동안 쌓인 나의 피로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만다. 난 그런 할머니를 위해 학교에서, 학원에서, 친구와 있었던 이야기들을 목소리 높여 배우가 된 것처럼 실감 나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할머니께서는
2023.10.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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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눈가엔 촉촉한이슬이 맺힌다누군가의버팀목으로살아온 세월힘들고 저릴 때가 있어내게도 든든한버팀목이 되어가슴 따뜻한토닥이는 한마디 건네는누군가가 그리울 때가 있지누구나 위로를받고 싶은 날이 있는 것처럼
2023.10.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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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급여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근로소득자는 매년 소득을 재정산하는 것을 연말정산이라고 하는데, 연말정산 이후 환급을 받으면 13월의 급여라는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합니다.1년 동안 동일한 월급을 받은 두 사람이 있을 때 한 사람을 환급을 받고 한 사람은 세금을 추가로 납부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부양가족의 여부,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따라 다르고 보험료, 의료비, 기부금 등 지출 금액에 따라 다르게 계산됩니다.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부양가족이 많고 돈을 더 많이 사용했다면 정산을 해서 환급을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때
2023.10.24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