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선  안산문인협회 회장

이 밤 빗소리는

속삭임처럼 달콤하다

까만 밤을 가르는

화살비 하얀 빗줄기는

얇은 입술 떨림이 우는

향긋한 입맞춤보다

황홀하다

엄마 젖가슴 뽀얀 속살보다

푸르른 들판 파릇한 향내보다

이 밤

속삭이듯, 유혹하듯

쏟아내는 빗줄기가

숨소리 죽여 호흡하는

하얀 밤을 드리웠다

가락지 낀 손가락 채 빠질까

손깍지 끼워 잡아챈 빗소리

싫지 않은 표정 머금어

살포시 입맞춤하는 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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