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미 안산타임스 기자
김종미 안산타임스 기자

블랙리스트(black list)는 감시가 필요하거나 권리를 제한하기 위한 명단을 뜻한다. 화이트리스트(White List)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이명박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실존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7일 문성근·김미화 등 방송인 36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원고들에게 500만 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블랙리스트 관리와 위법 행위가 있었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소송이 법원에 접수된 2018년 4월 이후 5년 7개월이 걸렸다는 점이 개탄스럽다.

지금 안산은 ‘안산판 블랙리스트’건으로 몇 개월째 시끄럽다.

일반기업도 아닌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안산시 산하 공공기관 안산환경재단의 전체 직원에 대한 채용시기, 정치성향, 인신공격성 성격 비하, 승진, 불이익, 업무 능력 판단까지 기술되어 있는 문서가 실재했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블랙앤화이트 리스트(black & White List)가 맞겠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누가? 왜 만들었나? 였다.

아무리 포장하려고 해도 인사고과표라 하기엔 항목들이 어이없고, 그렇다고 업무기록부도 아니고, 인성기록부라 하기엔 지나치게 악의적인 측면이 많아 더 그렇다.

타인(더구나 함께 일하는 동료를)을 평가하는데 객관적인 부분이 아닌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을 첨부했다는 것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둘째, 이 사람은 하는 일이 없나 하는 것이다.

보통은 자신의 일로 하루가 빠듯한 것이 정상 아닌가?

한두 명도 아니고 어떻게 26명 전 직원이 언제 채용되었는지, 근무시간에 뭘 하는지, 호칭은 어떻게 쓰는지, 어떤 행동으로 어떻게 분위기를 조성하는지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었는지 정말 한 명이 작성한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셋째, 지금 자신이 위치를 망각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정권이 바뀌고 시장이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에 자신의 사람을 심는 것은 오랜 관행이다. 그러나 안산환경재단은 안산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안산시 출연기관이다.

즉, 당신들의 진짜 주인은 안산시민이고 당신들이 다투고 있는 자리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모든 비용은 시민들의 묵인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들이 무서워해야 할 사람은 현 정권도 새로운 정권도 아닌 안산시민들이고 시민들이 언제까지나 가만히 참고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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