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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자기를 대접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대접하도록 처신을 하면 된다. 다시 말해 삶! 무엇을 했는가보다 어떻게 살았는가를 더욱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살면 된다. 중요한 것은 남이 대접하기를 바라기보다 스스로 대접하도록 행동하면 될 것이다.중요한 것은 정의롭게 사는 것이다. 특히 무엇을 했느냐에 방점을 둬선 안 된다. 무엇을 했는가는 살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지 그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무엇을 했나를 중시한다. 무엇을 했나에 중시하다 보면 탐욕에 빠져 남의
2023.07.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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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법을 깨닫는 것과사랑하는 사람과 인연이 되는 것은종잡을 수 없는 일이다기회를 놓치면 연이 사라지고기회를 잡지 못하면 연도 소용이 없고그렇게 애를 태우며 맺은 인연도진정이란 마음으로 애써 대해야 함인데늘 선함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걸 알다가도잊거나, 느슨해지거나, 모른 척을 하다잡았던 연줄마저 끊길 때가 있다
2023.07.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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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가운 물줄기가 내 뺨을 타고 내려온다. 턱에 대롱대롱 맺힌 땀방울이 이내 가파른 산길 아래로 떨어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땀줄기가 이 산을 적셨을까? 나는 등산스틱을 쥔 손으로 이마를 닦아내며 골똘히 생각했다. 녹음을 눈앞에 둘 때면 항상 잡다한 상념들이 내 발밑을 붙잡고 늘어진다. 가만히 서서 매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옆에 있는 아버지께서 무슨 생각에 그리 잠겨있냐고 너스레 떨며 말하는 소리까지. 귀에 들려오는 모든 것이 행복했고, 내심 이런 평화로운 일상이 너무나도 좋았다. 일주일에 꼭 한 번 아버지와 함께 등산을 나가는
2023.07.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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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락 간판을 보는 순간 어렸을 적 뛰놀며 마냥 즐겁기만 했던 시골집 빈터를 떠 올렸다. 여름이면 잡초 그리고 이름 모르는 하얗고 노랗게 핀 꽃이 한데 어우러진 풀과 나무를?그런 뜰을 떠올리게 한 음식점 간판이 눈을 붙잡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 자리에 앉자 종업원이 식탁 위에 A4 크기의 종이를 한 사람 앞에 한 장씩 갖다 놓았다. 그 종이를 들고 도대체 무어라고 써 놓았는가? 읽어 보았다.청국장 이야기이며 ‘수어지교(水魚之交)’라는 글이었다. ‘수어지교’는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 또는 부부 사이처럼 매우 밀접한
2023.07.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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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피는 꽃잎은가고 또 오는데세월만 반백 년을 넘어차오른 연통 찌꺼기로막힌 목구멍만 서걱거린다복숭아 뽀얗게 익어가는 얼굴에보송보송 솜털로 분 바르고살짝살짝 스치는 바람엔빨간 수줍음도 성숙한 세월인데그대라는 사람을 만나그림자 속 뒤지고 그늘 뒤에 숨느라지고 피는 꽃잎을 세어보질 못했네몇 개를 피워내고 몇 개를 맺었을까어느새 백 년으로 기우는 세월
2023.07.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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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에는 영혼이 있다.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했다. 살아 있는 것에는 말할 것도 없고 하찮은 돌멩이 하나에도 혼이 있다고 믿었다. 그러니 장독대에다 절을 하고, 동네 입구 배나무 아래 돌을 올려놓았을 것이다. 하찮은 물건이라도 오래 지니고 있다 보면 어떤 정신적 유대가 형성되는 것일까. 손때가 묻은 몽당연필이나 닳아 버린 감자 까던 숟가락, 반쯤 타고 남은 부지깽이. 그런 시간의 흔적이 특별한 그리움으로 우리 무의식에 들어오는 것일지도 모른다.-바느질을 할 것도 아니면서 뭘 그리 빤히 쳐다봐. 뒷산이나 다녀와요.반짇고리에서 골무
2023.07.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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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대에 여행은 사치다."엄마는 여행 팸플릿을 보고 있는 날 보고 말했다. 여행은 사치라고. 엄마의 말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우리 집은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부모님의 발버둥으로 세워졌다. 엄마는 따뜻한 집안에서 쉬기보다는 추운 밖에서 일하는 게 더 익숙한 사람이었다. 사업이 망하고 쭉 내리막길을 걸어온 엄마는 내려가지 않으려 일부로 저녁 마감 시간에 가서 장을 보고 왔다. 집의 물건은 점점 줄어서 냉장고나 식탁, 매트리스만 남아있었다. 3명이 들어가면 꽉 차보이는 그런 집조차도,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불은
2023.07.0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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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들판 해풍 품은 햇살로 키운토실토실한 햅쌀 한 바가지 퍼서내 사랑 깊이만큼 찰박하게 물을 부어은은한 살 냄새 풍기는 불을 지핍니다봄바람에 바람난 한 움큼 시금치 뜯어부끄러워 숨겨버린 가슴만큼 데쳐 내둥근달 마음 담은 장독대 간장을 떠고운 손 잡아주듯 조물조물 버무리고심해 바다 등 푸른 고등어 하나 건져미움 하나, 갈등 하나, 서러움 하나미련 없이 잘라내 세 등분 하고마음 따뜻한 양념장을 흩뿌렸어요그대 향한 향기만큼 훌쩍 큰다는빛깔 좋은 콩나물을 냄비에 넣어보글보글 넘치게 사랑국을 끓여엄마의 정성이 담긴 김치를 보탭니다당신이 좋
2023.07.0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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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라고 나쁜 것만은 아니다.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일제에 항거 남녀중고등학생이 독립을 외치고 거리로 쏟아져 나갔다.한반도에는 광주학생운동을 시작으로, 자유민주주의이념을 말살 장기집권을 획책한 독재정권에 항거한 4.19혁명과, 5,18광주자유민주화운동, 등 갖가지 데모가 있었다. 그러면서 한국자유민주주의가 크게 발전해 왔다.다시 말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발전 그 중심에 데모를 빼놓을 수 없다.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일으킨 광주학생운동은 일제식민지 정부로부터 억압받은 자유를 되찾기 위해 비록 중학생
2023.07.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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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삼산고 2학년 김현진“요즘 같은 시대에 여행은 사치다.” 엄마는 여행 팸플릿을 보고 있는 날 보고 말했다. 여행은 사치라고. 엄마의 말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우리 집은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부모님의 발버둥으로 세워졌다. 엄마는 따뜻한 집안에서 쉬기보다는 추운 밖에서 일하는 게 더 익숙한 사람이었다. 사업이 망하고 쭉 내리막길을 걸어온 엄마는 내려가지 않으려 일부로 저녁 마감 시간에 가서 장을 보고 왔다. 집의 물건은 점점 줄어서 냉장고나 식탁, 매트리스만 남아있었다. 3명이 들어가면 꽉 차보이는 그런 집조차도,
2023.06.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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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거리는 능수버들 이파리 하나가칼날 같은 사선으로 떨어지며마음 한쪽을 비명처럼 베고 말았다몽글거리는 붉은 선혈이 스치듯 베인 한편의 가슴으로툭! 툭! 불거지는 사연을 밀쳐내지만늘 그렇다고, 바뀌지 않는다고미어진 가슴일랑 혼자 추스르는 거라고
2023.06.23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