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선  안산문인협회 회장
오필선  안산문인협회 회장

금빛 들판 해풍 품은 햇살로 키운

토실토실한 햅쌀 한 바가지 퍼서

내 사랑 깊이만큼 찰박하게 물을 부어

은은한 살 냄새 풍기는 불을 지핍니다

봄바람에 바람난 한 움큼 시금치 뜯어

부끄러워 숨겨버린 가슴만큼 데쳐 내

둥근달 마음 담은 장독대 간장을 떠

고운 손 잡아주듯 조물조물 버무리고

심해 바다 등 푸른 고등어 하나 건져

미움 하나, 갈등 하나, 서러움 하나

미련 없이 잘라내 세 등분 하고

마음 따뜻한 양념장을 흩뿌렸어요

그대 향한 향기만큼 훌쩍 큰다는

빛깔 좋은 콩나물을 냄비에 넣어

보글보글 넘치게 사랑국을 끓여

엄마의 정성이 담긴 김치를 보탭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불고기는 아니지만

새봄에 돋아난 야들한 새순 같은

억겁의 인연으로 만나 사랑을 하는

당신을 위한 밥상을 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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