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선  안산문인협회 회장
오필선  안산문인협회 회장

지고 피는 꽃잎은

가고 또 오는데

세월만 반백 년을 넘어

차오른 연통 찌꺼기로

막힌 목구멍만 서걱거린다

복숭아 뽀얗게 익어가는 얼굴에

보송보송 솜털로 분 바르고

살짝살짝 스치는 바람엔

빨간 수줍음도 성숙한 세월인데

그대라는 사람을 만나

그림자 속 뒤지고 그늘 뒤에 숨느라

지고 피는 꽃잎을 세어보질 못했네

몇 개를 피워내고 몇 개를 맺었을까

어느새 백 년으로 기우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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