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1,400만 경기도민 여러분! 경기도의회 의장 염종현입니다.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기운 세고 힘이 넘치는 ‘청룡의 해’를 맞아 마음에 품은 뜻을 힘차게 펼쳐 날아오르는 한 해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지난 2023년 한 해는 참으로 힘들고, 불안한 1년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국제정세 면에서도 그야말로 ‘초불확실성의 시대’의 면목을 보여준 한 해였습니다.고금리, 고물가의 불안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은 깊어졌고,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맞이한 국가적 저성장 기조에도 뚜렷한 전환점을 찾지
안산시가 지난 27일 민원서비스 품질향상에 기여한 ‘2023년 하반기 친절 우수공무원’ 5명과 ‘민원행정 유공 공무원’ 9명을 선발해 표창장을 수여했다.시는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칭찬을 받은 친절공무원과 통합민원업무와 복잡한 민원처리를 신속하게 처리해 민원행정 발전에 기여한 직원을 선발해 표창하고 있다.이번에 선발된 친절공무원은 ▲차량등록사업소 정상화(행정9급) ▲와동 김지완(행정8급) ▲상록구 주민복지과 임정희(사회복지8급) ▲기업지원과 황주연(시설9급) ▲선부3동 안여진(사회복지9급) 주무관이다.또한, 민원
달궈진 프라이팬 안에서 당근과 양파가 연기를 내며 춤을 췄다. 나는 뒤를 돌아 동생을 보았다. 동생은 주황색과 검은색 크레파스가 잔뜩 묻은 손으로 춤추는 당근과 양파를 스케치북에 그렸다. 그리고 요리하는 언니의 뒷모습까지 그렸다. 스케치북 속 언니는 분홍색 레이스가 달린 앞치마를 입고 채소를 볶고 있었다. 나는 동생에게 손을 씻으라고 말했다. 동생은 집 안의 화장실을 들어갔다가 물이 나오지 않는다며 밖에 나갔다 오겠다고 말했다. 빨리 돌아오라는 나의 말을 듣고 동생은 옷을 따뜻하게 껴입고 핫팩을 챙겨 나갔다.그날의 언니도 지금의 나
기억 저편망토 감춰 건네준 사랑인데가시넝쿨 빨간 딸기라도 열렸나햇볕은 따갑게 내리쬐는데눌려 처진 등 가여운 그대여지나쳐 버린 가로수머물지 못한 바닷가은하수 넘나든 밤하늘시린 손 정겹게 잡아나 줄 것을가는 길 쉬며 바라보게 할 것을초라한 등줄기 떨어낼 눈물그대 앞섶에만 어른거리고미안함도 민망해 고개 감춘다그대여!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나는 납골당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워낙 외진 길에 있고, 안개가 껴서 흐릿한 버스 정류장이었기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유골함이 들어있는 가방을 꼭 껴안고 있는데, 옆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아보니 포니테일 머리에 운동복 차림을 한 여자가 입을 모으고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휘파람 소리는 잔잔하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았다. 한참 생각할 때쯤, 365번 버스가 정류장에 섰다. 나와 그 여자는 앞뒤로 줄을 서 교통카드를 찍었다. 잔액이 부족합니다. 차가운 기계 음성이 들렸다. 내
이 밤 빗소리는속삭임처럼 달콤하다까만 밤을 가르는화살비 하얀 빗줄기는얇은 입술 떨림이 우는향긋한 입맞춤보다황홀하다엄마 젖가슴 뽀얀 속살보다푸르른 들판 파릇한 향내보다이 밤속삭이듯, 유혹하듯쏟아내는 빗줄기가숨소리 죽여 호흡하는하얀 밤을 드리웠다가락지 낀 손가락 채 빠질까손깍지 끼워 잡아챈 빗소리싫지 않은 표정 머금어살포시 입맞춤하는 이 밤
안산시의회가 지난달 22일 제286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12월 15일까지 24일간의 의사 일정에 돌입했다.의사일정 중 예결위 구성과 의결 건이 포함되어 있었고 마침 11월 27일은 도시환경위원회 상임위가 요즘 한창 시끄러운 안산환경재단의 2024년도 예산심의가 있어 참관했다.심의를 받기위해 재단측에서 준비한 예산서(안)을 들춰보면서 처음에는 숫자를 잘못 기입한 줄 알았다. 100% 시 출연금으로 구성된 총사업비가 36억5,700만 원이고 가장 중요한 재단사업비는 11억5,800만 원으로 총사업비의 32%에 불과했다
찰박찰박한 논물에서 키워 온 몸집이다. 바닷게는 서해에서 내려와 담수와 섞이는 연안까지 긴 여행을 하지만, 참게는 겨우 아버지 복숭아뼈 근처의 논물에 한 生을 빠뜨려서 놀다 간다. 참게의 푸른 검은색 등껍질은 둠벙의 색깔을 닮아 은신하기에 그만이다. 푸른 검은색 등껍질은 저물녘 이끼의 빛깔을 뒤집어쓴 채 잠을 자고, 둠벙에도 “첨벙”하고 어둠이 빠져든다.나는 뜰채를 들고 둠벙의 바닥을 훑는다. 가라앉은 진흙을 다시 일으켜 참게의 잠을 깨운다. 묵직한 뜰채, 게의 파닥거림이 오른쪽 어깨를 타고 오른다.“후유” 나는 손전등으로 뜰채를
늘 그리워하고가깝다 느끼던 너에게"잘 지내니?" 한마디가이렇게 멀게 느껴질 줄이야"아프다" 말할 게 뻔한데안부를 물으려는 말끝이"너는 어떠니?"쓴 물이 올라오고위로를 건네려 쥔 손으로핑 도는 눈물
한자 숙어로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의 의미를 사전적으로 배워서 알았지만 정확히 그 말에 대한 정감은 오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게 되자 이제는 그 의미를 알아챘다. 머리로 아는 지식이 아니라 마음으로 아는 느낌이다., 머리로 아는 지식은 깨달음이지만 가슴으로 아는 의미는 훨씬 절실하다 못해 떨린다. 그래서 수구초심이라는 말을 할 때마다 나는 고향의 집이 눈앞에 곧잘 그려진다. 우리 마을은 들 가운데 우둑 솟은 산봉우리 셋이 반원형으로 둘러있고 앞에는 너른 들판이 손바닥처럼 펼쳐져 있다. 평평한 곳에는 주요 기관 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