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태 호 기자

지난 주말,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력한 위력을 자랑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의 공습이 있었음에도 11개의 도시에서 프로축구 K리그의 개막전이 펼쳐졌다.

K1리그에 속한 12팀, K2리그의 10팀 등 총 22팀의 연고지 중 개막전을 치를 수 있는 절반의 도시 안에 운 좋게도 안산이 포함됐다. 그리고 경기 당일, 유료 관중만 5천176명이 운집하며 뜨거운 열기를 과시했다.

K2 리그 개막전이 펼쳐진 도시는 서울과 부산, 부천, 안산, 광양 등 5곳이었으며, 5경기의 평균 유료 관중 수가 3천439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안산의 개막전 관중 수는 객관적으로도 꽤 많은 수준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참고로 서울과 부산은 우리나라 1,2위의 대도시이며, 부천의 인구는 안산보다 20만명 가까이 많다. 광양시 인구는 약 15만명에 불과하지만 광양은 전라남도 구단의 홈구장으로 190만 전남 도민들을 홈 팬으로 보유하고 있다.

프로배구 OK 저축은행은 어떤가?

성적은 7개 팀 중 5위를 기록하며 봄 배구의 희망이 거의 사라진 상황이지만 OK 저축은행의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체육관은 발디딜 틈 없이 꽉 찬다.

2017-2018 시즌 평균 관중 수가 1천399명으로 7개 구단 중 최하위였으나, 2018-2019시즌 3라운드까지의 평균 관중은 2천15명으로 4위를 기록하며 30%가 넘는 관중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안산이 원래부터 스포츠의 도시였던가? 라는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는 답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안산의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신통치 않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각 리그으 ㅣ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관중수를 기록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어찌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별다른 즐길 거리가 없던 1980년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출범하며 이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시 승격 30년을 훌쩍 넘긴 안산시가 다른 도시들에 비해 생활 인프라 수준이 그렇게 낮다고 하긴 힘든 상황에서, 그리고 스마트폰의 보급과 생활 수준의 전반적인 향상으로 지역별 불균형이 상당 부분 해소된 이 시점에서 시민들이 즐길 거리가 부족해 스포츠를 찾는다고만 설명하긴 힘들 것이다.

나는 이런 현상을 안산시민들의 가능성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이제는 안산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30~40대 청장년층들 중 안산에서 나고 자란, 안산에 대한 정주 의식과 애향심을 갖고 있는 시민들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안산을 사랑하는 아직 젊은 그들은 운동장과 체육관을 찾아 목이 터져라 안산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안산의 인구는 줄고 있지만 그렇다고 안산시의 발전 가능성마저 줄고 있지는 않다. 안산을 사랑하고 안산을 뿌듯해하는 시민들은 그들의 응어리를 와스타디움과 상록수체육관에서 마음껏 해소하고 있다. 그들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란 재료를 윤화섭 시장을 비롯해 안산의 전반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안산의 발전 속도는 천차 만별 달라질 것이다. 안산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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