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기자

최근 오는 6.13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낸 출마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난 한 주에만 3~4명의 시장, 도지사 후보들이 잇달아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13일에는 제종길 안산시장의 출판기념회도 예정되어 있다.

정치인들에게, 특히 출마를 앞두고 있는 후보자들에게 출판기념회는 꽤나 매력적인 홍보수단으로 활용된다.

일단 언론지면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얻는 홍보효과가 있고, 현장을 찾은 수백, 수천명의 대중들 앞에서 자신의 출마를 공식화 하며 출정식의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

또한 출판기념회 수입 내역은 따로 공개할 의무가 없고, 책값 명목의 축하금품은 기부 행위에 해당하지 않기에 선거를 앞두고 ‘합법적인 선거자금 모금행사’로는 적격이다.

이처럼 책의 발간, 출판을 알리는 기념회가 정치인들이 거치는 정치적 행보의 한 과정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대중들의 평가는 마냥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대중들의 부정적인 시선은, 출판기념회가 책의 본질적 기능을 무시한 단지 정치적인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단지 선거를 위한 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사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일명 ‘정치인 저자’들의 책들 중 정말 책 그 자체로서 높은 기능적 가치를 가진 책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자신이 기고한 칼럼이나 기고문을 모아놓은 것은 그나마 양반이다. 자신과 관련된 신문 기사를 발췌해서 나열해 놓거나 문학적으로 심각하게 질이 떨어지는 신변잡기적 내용으로 채워진 책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그 책에 매겨져 있는 값은 일반 작가들이 수개월, 수년간 고민해 내 놓은 작품 값의 1.5배~2배를 호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역시나 지방선거 시장선거에 출사표를 내고 책을 출간한 안산시의회 이민근 의장의 ‘출판기념회 무개최’ 선택이 주목된다.

이 의장은 본인의 SNS 계정을 통해 추모공원 설치와 관련해 도시 전체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출마를 위한 형식적인 출판기념회는 하지 않는 것이 옳은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물론 이를 두고 또 다른 ‘정치적 행위’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일부 있으나, 대부분의 여론은 이 의장의 선택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양극단의 선택을 한 이들의 희비가 어떻게 나뉠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출판기념회의 매력적인 이권을 포기한 이 의장의 선택이 지역 정가에 신선한 파장을 남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