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순<시인·수필가>

설 명절 즈음에 입춘이 있었다. 이제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다. 우수란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말이다. 겨울 시작이 춥지 않다고 하다가 겨울이 깊어질 때쯤 막판 강추위로 모두를 얼게 했다. 그리고 곧 평년의 일기로 돌아오는가 싶더니 다시 기온이 내려가고 눈이 날리기 시작해서 그 미끄러움에 교통사고가 몇 십 중 추돌사고가 났다고 보도가 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요즘 감기가 한번 걸리면 건 한 달을 간다고 한다. 병원과 약국엔 감기 환자가 정말 많아 유명한 병원 근처 약국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인다. 올해 감기는 몸살까지 동반하고 있어 많이들 감기에 시달리고 괴로워하고 있다. 겨울이 시작되고 서 너 달 동안 잎 새 없는 나무와 회색빛 많았던 하늘아래 정치, 경제, 사회가 모두 겨울 하늘을 닮은 회색의 시간들로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이제 겨울의 끝자락에서 겨울이 힘껏 버티기를 하지만 자연의 순리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떠날 것이다. 이제 정말 겨울과 같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들이 빨리 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새봄과 함께 모든 것이 새롭게 봄바람에 묻어 올 것이다.

옷 깃 속으로 살짝 살짝 스며드는 봄바람을 눈치 채지 못할 수도 있다. 겨우내 두꺼운 옷을 입느라 조금은 무뎌 졌을 것이다. 그래서 다 을 듯 말듯 불어오는 봄바람의 촉감을 잊었을 수도 있지만 작년 봄의 기억을 더듬어 겨울바람 끝자락 속에 숨어 있는 봄바람의 따스한 냄새와 살갗 솜털위에 내려 않는 봄 향을 맞을 준비를 넉넉하게 하고 맞이해야 한다.

기온은 내려가고 눈발은 이리저리 날려도 좀 무엇인지 지루해져 있다는 생각이 들고 리듬이 바뀔 때가 됐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절기가 있고 그 것을 보고 계절의 오고 감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그 옛날에도 우리와 똑 같이 계절의 리듬을 느끼고 그 것을 연구하여 절기를 만들어서 사용 했다.

요즘 드라마 중에서 조선시대의 과학자 장영실을 다루고 있다. 드라마라 내용을 보더라도 그 시대에 어떤 것에 대해 발명하고 연구 한다는 사실이 주변과 환경이 정말 열악하였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 하고도 남음이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 실정을 볼 때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모든 환경에서 어떤 분야이던 우리는 과학을 발전시켜 그 것에 대응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누가 무엇을 하겠다고 하면 반대 아닌 반대로 일을 그릇 치지 말고 일을 진행 할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여 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이런 것을 우리는 다들 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그 입장이 되면 곧 잊어버리고 만다.

잊어버렸더라도 뒤돌아보는 시간을 통해서 누군가가 시작하면 점점 확대되고 그 것이 옳았는 것이 확산되게 하여 모든 사람들이 흉내라도 내는 분위기를 만들면 한다. 겨울의 끝자락에 햇살이 품고 있는 따사로움이 이제 나른하게 한다. 나른한 기운을 힘차게 이기고 새싹과 초록 잎과 만개한 봄꽃들을 만날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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