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새가 있는 풍경 (Landscape with Yellow Birds 1923)

서영숙 안산환경미술협회장
서영숙 안산환경미술협회장

꽃망울이 하나둘 피어나는 화사한 봄이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는 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린다.

리듬을 통해 자신만의 재미있는 상상의 세계를 독창적으로 풀어내 세상과 소통하는 추상화가 파울 클레 Paul Klee(1879-1940)는 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아버지와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미술에 관심이 컸으며, 특히 바그너와 모차르트의 작품을 좋아했다.

1900년 뮌헨의 미술학교에 다녔으나 그의 스승은 정확한 해부학적 지식을 강요했고, 회화보다는 소묘에 전념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클레는 그에 따르기를 거부하며 그 이듬해 아카데미를 떠난다.

클레는 뛰어난 드로잉 화가였으며 그의 전체 작품 중 4,500여 점이 소묘 작품일 만큼 드로잉은 그의 작품의 주요 수단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색채에 대한 고민은 깊었다.

1914년 친구들과의 튀니지 여행으로 그의 미술에 전환점을 맞게 되는데, 자연의 풍요로운 원색을 접한 뒤 순수한 색채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클레는 그곳에서 빛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고, 색을 겹쳐 칠하는 방식으로 도시의 풍경을 표현했다.

“색은 나를 사로잡았다. 더 이상 내가 그것을 쫓을 필요가 없다. 나는 그것이 나를 영원히 붙잡아 두고 있다는 것을 안다. 색과 나는 하나다. 나는 화가다”라고 말했다.

클레는 대상에 얽매이지 않고 색채만으로 이루어진 순수한 미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독일에 돌아와 자연과 관계없이 조형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순수 추상 작품들을 그려나갔다.

서양의 추상미술은 두 가지 방향에서 전개되었다. 하나는 몬드리안식의 자연을 단순화해 나가며 추상에 도달하는 기하학적 추상미술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을 지워나가면서 추상에 도달하는 칸딘스키식의 표현적 추상이다.

클레는 그 두 가지 방식을 따르지 않고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추상미술을 전개해 나갔다. 클레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모방하지 않고 자연의 형식적인 원리에 유사한 구성을 창조하고자 하였다.

"Art does not reflect what is seen, rather it makes the hidden visible. ~ Paul Klee

“예술이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

클레는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통해 추상미술에 도달했는데, 아이의 순수한 눈을 통해 추상에 도달하기도 하고 여행 경험을 통해 추상미술에 접근하기도 하였다. 그에게 자연과 삶은 작품의 원본이었다.

파울클레- 노란 새가 있는 풍경 (1923) 도판001
파울클레- 노란 새가 있는 풍경 (1923) 도판001

파울 클레-노란 새가 있는 풍경 (Landscape with Yellow Birds 1923)은 어두운 숲속 울퉁불퉁한 그리고 뾰족뾰족하게 생긴 다양한 색의 식물들이 바람에 흔들리듯이 서 있는가 하면, 일곱 마리의 노란 새가 숲속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구름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새도 있고 한가운데 양 날개 삼아 앉아 있는 새도 보인다.

파란색 달밤, 온유한 붉은 나무, 생기있는 노란색의 새, 이 모든 것이 하나도 같은 형태인 것이 없어 눈으로 볼거리가 풍부하다. 많은 이야기가 있는 작품이다.

클레는 모든 움직이는 생물과 음악을 사랑했다. 그의 작품 속에서는 동물과 식물이 나오고 음악이 흐르는듯하다. 나무와 풀잎이 그대로 음정과 리듬을 만들어 낸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그의 작품 속에서도 선율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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