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숙 안산환경미술협회장
서영숙 안산환경미술협회장

새해가 밝고, 3월이다. 한아름 축하의 꽃다발 속에 엄마의 손을 잡고 신입생이 되어 학교에 입학한다. 드디어 학생이 된다. 새로운 꿈과 희망 무한한 가능성 속에 시작하는 학교생활 보기만 해도 너무 이뻐 웃음이 지어진다.

새 희망이 가득한 작품 뭉크의 <태양>

에드바르 뭉크( Edvard Munch 1863~1944)는 노르웨이 출신으로서 군의관 아버지와 예술적 소양을 갖춘 어머니 사이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는 표현주의 화가이자 판화가이다. 고국 노르웨이에서는 위인 대접을 받는 인물로서 노르웨이의 1,000크로네 지폐의 앞면에는 뭉크의 초상이, 뒷면에는 <태양>이 그려져 있다.

뭉크는 어린 시절부터 몸이 약했고, 몹시 불운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뭉크가 5살 때 어머니는 결핵으로 사망하고, 14살에는 어머니를 대신했던 누나 소냐의 죽음, 여동생의 정신병원 입원을 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그가 만나는 여인조차 순조롭지 못하여 실제로 광기 어린 연인에게 총을 맞은 적도 있어서인지 뭉크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뭉크-태양(도판)
뭉크-태양(도판)

이런 파란만장한 사건들로 인해 뭉크의 삶은 고통, 죽음, 병을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만큼 뭉크는 세상을 불안하고 고통이 가득 찬 곳으로 인식하며 살아갔다고 한다. 누구보다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이를 표현하는 데 역시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기에 그의 그림을 어둡고 무겁다.

뭉크는 불안 공포 등 정신 질환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때 본인처럼 정신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작가들을 찾아보게 되었으며, 당시에 무명 화가였던 고흐의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한국인에게 고흐는 인기가 아주 많은 인물이기 때문에 뭉크의 일생보다는 고흐의 일생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고흐는 뭉크보다도 더 절망적인 삶을 살다 갔다. 자신보다도 더한 고난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으며 이를 밝고 눈부신 색감과 빛으로 표현한 고흐의 작품에 감동했다.

이후 뭉크의 작품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 이 시기에 그려진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태양 <The Sun>이다. <태양>은 뭉크가 50세 되던 해 오슬로 대학교의 의뢰를 받아 오슬로 대학 100주년 기념관의 대형 벽화로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긴 겨울 끝에 찬란하게 떠오르는 봄의 첫 태양을 그렸다. 백야의 나라인 노르웨이에서는 여름 내내 해가 떠있고, 반대로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는 날이 며칠이고 이어진다고 한다.

중심에 그려낸 태양은 눈이 멀 것 같이 강렬한 빛을 내뿜고 있다. 거기서 오는 에너지는 작품 밖으로까지 전달이 되는듯하다. 지겹도록 길고 길었던 겨울을 지나 마침내 둥근 태양이 찬란히 빛나는 것처럼, 뭉크도 길고 길었던 우울했던 지난날을 버티고 마침내 희망의 빛을 보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아무리 어둠이 깊은 밤이라도 반드시 내일은 온다. 아무리 어두운 터널일지라도 터널 끝에는 빛이 있다. 뭉크는 그렇게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밝은 내일로, 터널 끝 환한 빛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모든 이에게 꿈과 희망을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나 또한 화면에서 보는 작품이 아닌, 지폐 속의 작품이 아닌, 진정한 작품을 가슴 벅차게 관람할 수 있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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