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부문)
화성시 송린초등학교 6학년 김주아

 

나의 가족구성원은 나, 엄마, 아빠다. 그중에서도 아빠는 집안의 자랑거리다. 아빠의 직업은 직업군인, 소령이다. 나의 친구들은 말한다.

“아빠 직업이 군인이라고? 멋있다. 나도 아빠가 군인이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아빠가 군인이어서 좋은 점을 잘 모르겠다. 오히려 단점만 보인다.

아빠에게 발령이 난 지역이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우면 매주 금요일 마다 아빠가 오고 일요일 3시쯤에 간다. 하지만 발령 난 지역과 사는 곳이 멀다면 주말 마다 아빠에게 직접 가거나 이사를 가야한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이사를 6번이나 했다. 고학년이 되니 친한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 이사를 하기 싫다. 아빠가 훈련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 아빠를 오랜만에 봐서 아빠를 반기면 엄마는 말한다.

“아빠 훈련 다녀와서 피곤하니까 가만히 냅둬.”

아빠는 항상 말씀하신다.

“나 안 졸린데? 우리 딸이랑 뭐하고 놀면 좋을까?”

하지만 난 안다. 아빠의 반쯤 감긴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빠가 이미 많이 피곤하다는 것을…….

어렸을 때는 항상 울었다. 항상 아빠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운적이 없다. 이제 너무 당연하게 느껴진다. 평소 아빠의 빈자리가.

고학년이 되면 보통 사춘기라는 시기가 찾아오고 부모와의 관계가 틀어진다. 엄마랑은 그 시기가 약간은 온 것 같다. 무슨 말과 행동을 해도 내가 원하는 말과 행동이 아니면 짜증부터 난다. 짜증을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그래야지 내가 더 편할 것 같다. 하지만 아빠와는 다르다. 물론 짜증이 아예 안 나지는 않지만 아빠와 함께해서 행복할 때가 훨씬 더 많다. 엄마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항상 나와 함께 있지만 아빠는 주말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엄마, 아빠 똑같이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지만 엄마의 소중함을 조금 잊고 사는 것 같다.

요즘에는 어렸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가족 관계의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전에는 주말마다 아빠에게 가야 해서 친구들과 놀 시간이 없었다. 학원도 많이 다녀서 학교 끝나고도 놀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친구 관계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주말마다 아빠가 집으로 오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놀 수 있다. 가족보다는 친구들이 좋아지고 친구들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가족 보다 친구들이 더 편해진 내 자신이 혼란스럽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쩌면 우정 보다 가족을 우선으로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 아빠의 생신 때 곰돌이 인형을 선물해드렸다. 그 곰돌이 인형은 내가 유치원 다닐 때 아빠가 만들어 주신 계란 이불을 덮은 곰돌이 오므라이스와 비슷하게 생겼었다. 그 이유 때문에 그 곰돌이 인형을 샀다. 아빠의 오므라이스를 내가 엄청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빠의 오므라이스를 먹은 적이 없다. 아빠는 간단한 요리라도 하려면 한두 시간 정도는 걸리기 때문에 만들어달라고 하기도 미안하고, 아빠도 힘들어 하실 것 같다.

나는 몇 년 동안 우리 아빠의 모습만 봐서 모든 사람들의 아빠와 엄마가 똑같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우리 아빠도 다른 아빠들처럼 매일 집으로 오고, 매일 밥도 같이 먹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빠의 모습이 담긴 액자를 보면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우리 집 거실에는 아빠의 모습이 담긴 액자가 있다. 아빠가 군복을 입고 태극기 옆에 서 계신다. 그 액자를 볼 때마다 생각한다. ‘아빠가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거야.’ ‘아빠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니까 학교도 학원도 열심히 다닐 거야.’

아빠의 군복이 낡을 때까지 아빠는 열심히 하실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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