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부문)
화성시 송린초등학교 6학년 유혜윤

 

예전에 엄마 몰래 카카오톡에 있는 오픈채팅을 했었다. 오픈채팅은 온라인으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오픈채팅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엄마가 내 핸드폰을 갑자기 검사해서 들켜버리고 말았다. 그 후로 엄마는 늘 오픈채팅 하는 것을 반대하셨다. 나는 즐거운데 반대를 하니까 엄마가 미웠다.

미워서 더 반항심이 커졌는지, 나는 오픈채팅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또 엄마 몰래 애들과 이야기하고, 음성메시지도 보내고, 얼굴 사진도 보냈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 반응은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또 가끔은 나의 고민 상담도 하면서 오픈채팅은 나에게 위로도 주고, 지식, 행복도 줬다.

하지만 늘 즐거움만 주지는 않았다. 친구들과 지내면 싸우듯이 나도 오픈채팅 안에서 싸울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상대방이 신고를 해서 7일 동안 정지 먹을 적도 있다. 또 공지에 규칙이 있을 때 가끔 나는 실수로 어기기도 했다. 잘못을 했을 때 사과를 하는 것이 맞지만 나는 사과를 계속 하는 것도 지치고 힘들었다. 오픈채팅이 늘 즐거움을 주는 젊은 날은 어디 가고 갱년기처럼 이젠 힘듦이 몰려오면서 오픈채팅을 그만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그렇지만 단점을 장점이 이겨서 흔들리는 마음을 잡고 오픈채팅 활동을 이어나갔다. 마치 오픈채팅 중독 같았다. 오픈채팅 활동은 그렇게 끝나지를 않았다.

어느 날, 평화롭게 오픈채팅을 하고 있던 중 내가 화장실을 갔다. 그 때 엄마가 핸드폰을 확인했고 두 번째로 걸렸다. 엄마는 나를 혼냈다. 처음 보다 더 많이. 그때 나는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재밌는데 엄마는 그것을 통제하고 있었다. 내가 부드럽게, 상냥한 말투로 오픈채팅하는 것을 허락해주면 안되냐고 물어도 엄마는 안 된다고 이상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고 대답하셨다. 하지만 난 서로 학생인 상태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건데 그 말이 늘 이해되지 않았다.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엄마는 고집이 쎈 나를 몇 마디로 막을 수 없었다. 나는 내가 즐거우면 되기 때문에 엄마의 의견은 상관없었다. 단지 내가 즐겁고 재밌으니까 그만이었다. 나는 오픈채팅을 걸리면 또 혼날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몰래 폰을 하다가 걸릴 때가 많았기에 부모님이 계시는 안방에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놔두고 자야했다. 그럴 때마다 난 심리적으로 너무 불안했다. 그래도 ‘밤에만 그러는 거니까, 낮에 실컷 하면 되니까’ 라는 생각으로 참았다.

6학년이 되었을 때쯤 오픈채팅에서 소외를 받았고, 엄마 몰래라는 것이 나에게 큰 스트레스였다. 힘들고 사실 하기 싫어졌다. 근데 내가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요새 오픈채팅을 하다가 떠나는 지인들이 많아서 힘들다고 나에게 하소연을 했다. 그리고 짜증도 냈다. 나도 떠나고 싶다고 말하기가 힘들었고, 이 힘듦을 없애고 싶었다.

오픈채팅을 그만하면 된다. 방법이 떡하니 있다. 그렇지만 제자리였다. 그깟 온라인 친구 때문에 제자리에 서있었다.

그러다가 말을 꺼냈다. “나 열네 살에 오픈채팅을 끊을 거야.” 그런데 돌아온 건 “진짜 짜증나게 하네.”라는 말이었다. 내가 미안하다고 했고, 그 말 뒤에 그 친구는 “아니야. 미리 말해줘서 고마워.”라고 위로를 해주었다. 하지만 그것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냥 짜증낸 것에 대한 해명으로 보였다.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아무 말 없이 실제 프로필 사진으로 친구 추천한 친한 친구를 차단하고, 모든 오픈 채팅을 나가는 것이었다. 오픈채팅 프로필도 다 지웠다. 그리고 창문을 바라보았다. 내가 잘한 걸까? 허무하고 심심하기도 했다. 그 친구한테도 미안했다.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픈채팅이 사라진 세상은 허무하지만 그 허무함이 좋았다. 하루 종일 핸드폰만 바라보던 나 자신이 바뀌었고, 오픈채팅을 하면서도 받았던 스트레스를 안 받아도 되며, 가족이 볼까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지나 또 오픈채팅이 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비록 그 친구들이랑 헤어지게 되었지만 좋은 경험이 되었기 때문에 기억하고 지낼 것이다. 하지만 누가 다시 들어오라고 설득을 해도 오픈채팅을 다시 하지 않으려고 애쓸 것이다. 내가 스스로 끊은 것을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칭찬을 해주셨다. 그리고 엄마는 밥과 김치찌개를 차려주셨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잘 끊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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