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연  안산문인협회 이사
이기연  안산문인협회 이사

월요일 점심 끝 무렵에 나른함을

흔들어 버리는 전화벨이 울린다

애야

제비가 둥지를 틀더니 알을 품었다는

어머니의 볼륨 없는 목소리에

봄이니까 그렇다고

수화기에 먹구름을 깔았다

거기 비 많이 오나요

수화기를 들고 여쭤보고 싶으나

번호가 없다

장대비는 닫힌 창문을 뚫지 못하고

눈앞에서 부서지며 흘러내린다

눈앞 제비의 행복한 모습을 바라보며

시집간 딸에게

봄이 와

울타리에 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다

그이와 꽃구경 가는 중이란다

얼마나 서러웠을까 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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