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선  안산문인협회 회장
오필선  안산문인협회 회장

왜 몰랐을까

밤새 저 담벼락 장미는

달빛 취해 톡톡 달라붙은

이슬방울마저 외면한 채

건성건성 드러낸 허탈함에

부슬부슬 꽃잎마저 떨어낸 것을

왜 몰랐을까

아침이 되도록

가시에 찔린 애련함에

맺힌 이슬을 털어내며

무뎌진 나를 원망하듯

핏빛 장미꽃마저 외면했던 것을

달이 지나면

해가 뜨는 이유는 알려나

먹구름 낀 오늘 밤은 어쩌랴

뽑지도 못한 가시에

밤새 퍼부어 댄 눈물로

꽃잎은 눈마저 감았는데

몽글몽글 솟는 눈물

감춰지긴 하려나

가로등 깜박이는 불빛에

투영되는 내 눈물을

그대는 보려나

건성건성 지나는 잠 못 드는 밤

입 다문 장미 가시를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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