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구 3개 동, 36개 경로당과 건강검진 및 무상진료 협약체결

해솔한방병원(단원구 고잔동 소재) 박승원 원장(40세)은 지난 1월 중앙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내용은 중앙동 관내 경로당 8개소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월 1회 무상진료와 의료물품(매회 10만 원 이상) 지원이다.

이후 호수동(경로당 9개소)에 이어 고잔동(경로당 19개소)까지 동일한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매주 빠짐없이 임직원들과 함께 무상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경로당 한곳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은 평균 15분 정도. 박 원장이 경로당 어르신들의 불편한 곳이 어딘지 묻고 그에 맞는 침술이나 추나요법 등의 꼼꼼한 진료를 진행하는 동안 병원 스탭들은 어르신들을 위해 준비한 한방파스나 한약 등을 설명과 함께 전달한다.

아직 젊은 박원장의 어르신들 한 분 한 분 찬찬히 살피고 살갑게 대하는 흔치 않은 모습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해솔한방병원 박승원 원장
해솔한방병원 박승원 원장

 

Q. 경로당 어르신들 무상진료 시작하신 과정이나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저랑 친하게 지내는 형님이 계시는데 그쪽 형님 병원이랑 저희랑 시골 가서 의료봉사활동을 한 번 가 보자 직원들을 잘 설득해서 1박 2일 정도 다녀오자 이런 얘기만 하고 서로 바쁘다 보니, 못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중앙동에 우리 실장님 아시는 분이 경로당봉사를 하고 있는데 같이 해보자고 하셨다고 해서 그거 반가운 소리다 싶어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봉사활동이 쉬운 일이 아닌데 언제까지 그리고 어느 선까지 하실 생각인지?

A. 처음 시작은 중앙동이었고 그래도 우리 병원 행정동 소속이 호수동인데 싶어 호수동까지 함께 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고잔동에서 무상의료봉사를 요청이 들어왔고 조금 무리를 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직원들도 스스로 의료봉사라는 기회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자 참여하고 있어 좋은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앙동에는 경로당이 8개, 호수동은 9개, 고잔동은 19개입니다. 경로당 1개소에 진료받기 위해 오시는 어르신들은 평균 15명쯤 되십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 나가는 정도로 할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일이 커져 버렸네요.(웃음)

다행히 우리 직원들이 착해서 잘해주고 있고 힘들긴 하지만 다녀오면 보람이 커서 계속하고 싶습니다.

Q. 봉사진료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어느 날 진료봉사 갔는데 90이 넘은 할머니가 그냥 보기에도 심상치가 않아 보이는 퉁퉁 부은 발목으로 경로당에서 아무렇지 않게 담소 중이신 겁니다. 넘어지셨다는데 살펴보니 아무래도 골절이 분명해 보여 우리병원이나 가까운 병원에 가셔서 꼭 엑스레이 한번 찍어보시라고 설명드렸는데 다음 날 우리병원에 오셔서 양방진료 후 검사해보니 역시나 골절이라 기본적인 처치해드리고 거동이 불편하여 우리 직원이 원하시는 정형외과에 모셔다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또 한 번은 저희 실장님이 거의 10년 전에 일했던 요양병원에서 함께 일했던 선생님을 진료봉사 갔다가 경로당에서 만난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

Q. 좋은 마음으로 하는 일이라도 예기치 못한 어려움은 생기는데 가장 힘든 일은 없었는지?

A. 환자유치 하려고 무료 진료하는 거 아니냐? 혹시 개인정보 빼내서 허위 청구하는 거 아니냐? 하는 소리 들었을 때 그랬습니다. 우리병원은 의원이 아닌 병원 급이라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한의원에 가셔서 침 한 대 맞고 내는 본인부담금에 비해 훨씬 많이 내셔야 해서 부담스러워서 어르신들 오시라고 못 합니다.

그리고 경로당 진료가면 개인정보보호와 무상의료봉사의 취지에 맞게 진료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인 성함과 성별, 나이만 확인하고 주민번호, 전화번호 등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 그런 정보를 가지고 무얼 하겠습니까? 억울하기도 하고 속도 많이 상했는데 이젠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 믿고 있습니다.

Q.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자유롭게....

A. 어르신들은 퇴행성 질환이다 보니 지금처럼 유지만 해도 치료라고 말씀을 많이 드립니다. 절대 더 좋아지지는 않으니까 최대한 나빠지지 않도록 유지할 수 있는 운동 가르쳐드리고 도와드리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사람인지라 마지막 어르신까지 진료 끝나고 다 모였을 때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원장님 복 받으실 거예요’, ‘살다보니 이렇게 좋은 일도 있네요. 벌써 안 아픈 거 같아요’이런 얘기 들으면 몸은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또, 저 혼자서는 못했을 일인데 우리병원 직원들이 장기근속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너무 착하시고 많이 도와주셔서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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