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에 마릴린 몬로의 사망 54주기 뉴스가 보도되더니 며칠 전에는 <마릴린 몬로 애프터눈 티 박스>라는 상품에 관련된 기사가 나왔다. 세상을 떠난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세인들의 인구에 회자되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나 보다.

마릴린 몬로는 세 번 결혼하고 세 번 이혼했다. 첫 번째 결혼은 몬로의 무명시절에 이루어졌기에 말 그대로 두 사람 모두 필부필부였다. 두 번째 남편은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로 유명했던 <조 디마지오>였다. 56경기 연속안타의 대기록을 보유한 그는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중에서도 레전드 중의 레전드였다.

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인물로는 누구나 주저없이 <베이브 루스>를 첫손가락에 꼽겠지만 지명도로만 놓고 보면 디마지오가 절대 베이브 루스에 뒤지지 않는다. 영화 <졸업>에서 로빈슨 부인이 <더스틴 호프만>을 유혹하는 장면에 나오는 음악 <Mrs. Robinson>의 가사에도 <Joe Dimaggio>가 언급된다. 세 번째 남편은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유명한 극작가 <아서 밀러>였다

세 번의 결혼이 모두 파국으로 끝나고 사망 직전에는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과 연인 사이였다가 결별했다는 설도 있고 이렇듯 당대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인이었음은 틀림없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마릴린 몬로가 주연한 국내 개봉작은 거의 다 본 거 같은데(하긴 한때 영화라면 가리지 않고 폭풍 관람했던 시절이 있었으니) 한 번도 몬로가 매력적인 여성이라고 느껴지거나 영화가 무지 재미 있다거나 감동적이다 라는 인상을 받았던 적은 없다.

기억에 남는 영화가 하나 있긴 하다. <Bus Stop>이라는 영화였는데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마릴린 몬로같은 대스타를 캐스팅해서 어떻게 저런 수준 낮은 삼류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실망했던 적이 있었다. 그나마 <River of no return>과 <Niagara> 정도가 준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게 아닌데 각설하고....

마릴린 몬로의 무덤이 위치 해있는 곳은 LA의 <Westwood Village Memorial Park>이다. UCLA와 지척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학생들도 그런 cemetery가 학교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공원묘지에는 연예인을 비롯해 많은 유명인들이 안장되어 있는데 장묘 방식이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우리에게 익숙한 땅을 파고 매장하는 방식의 묘가 있고 또 다른 한 가지는 마치 병원 영안실에서 사각 캐비넷에 시신을 넣어 보관하는 방식의 구조로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방식의 장묘문화다. 전자를 단독주택으로 보면 후자는 아파트에 비교하면 되겠다. 여기에 묻혀있는 다른 또 한 사람의 유명 여배우 <나탈리 우드>의 집(grave)은 단독주택이고 그 바로 옆에 있는 4층짜리 아파트 2층에 마릴린 몬로의 집(역시 grave)이 있다라고 보면 되겠다.

영어로는 이 아파트처럼 생긴 구조의 무덤을 crypt 라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납골묘 정도로 해석하면 될듯싶다. 이런 구조이다 보니 몬로의 크립트 좌우상하 층이 옆집, 윗집, 아랫집으로 붙어있다. 오른쪽 옆에는 성인잡지 <플레이 보이>의 창간자 <휴 해프너>가 자리 잡고 있고 왼쪽 옆은 비어있다. 상하층도 둘 다 occupied. Occupied crypt의 중앙에는 고인의 name plate가 오른쪽에는 꽃을 꽂을 수 있는 홀더가 부착되어 있다. 몬로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Richard Poncher 라는 철딱서니 없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엉뚱한 얘기로 너무 장황했다.

이 할아버지는 86세를 일기로 1986년에 사망했는데 죽음에 임박해서 아내에게 자신이 죽고 나면 생전에 좋아했던 마릴린 몬로를 영원히 바라볼 수 있도록 몬로 윗자리 crypt를 자신의 eternal rest place로 마련해 줄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평생을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죽어서도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게 허락해 달라는 의미 아닌가(ㅎㅎ). 내 양심으론 도저히 아내에게 부탁할 수 없는 요구다.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죽어 영혼이 되어서라도 아내를 괴롭히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소원대로 해줬다고 한다. 이 할아버지 마릴린 몬로를 상대로 죽어서도 외도를 하겠다는 decisive evidence가 있다.

모든 사람들의 시신은 얼굴이 하늘을 향해 안장되어 있는데 이 할아버지는 자세가 뒤집혀서 얼굴이 땅을 향하고 있다. 이 역시 Poncher 할아버지의 유언이었다고 한다. 2층의 마릴린 몬로의 얼굴은 하늘을 향해 있는데 3층의 이 할아버지의 얼굴은 땅을 향하고 있으니 몬로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다. 영혼의 세계는 공간을 초월한다고 한다. 2층과 3층을 가로막고 있는 칸막이가 없는 상태의 몬로와 이 할아버지의 자세를 상상해보라. 얼굴을 마주 보며 몸이 포개진 상태의 그림이 그려진다(ㅋㅋ). 정말 재미있는 할아버지다

2007년도에 이장을 결정하고 이 할아버지의 크립트를 부인이 경매에 내놓아서 460만 달러에 낙찰됐다는 기사를 봤는데 다시 유찰됐는지 아니면 이 할아버지가 낙찰자의 꿈에 나타나서 포기하라고 협박을 가했는지 지금도 여전히 이 자리를 Poncher 할아버지가 꿋꿋하게 지키고 계신다.

마릴린 먼로가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입은 원피스가 460만 달러(약 50억)에 낙찰됐다
마릴린 먼로가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입은 원피스가 460만 달러(약 50억)에 낙찰됐다

조 디마지오 이야기 한마디 더...

몬로를 향한 디마지오의 순애보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대단했다고 한다. 몬로가 세상을 떠난 후 20년을 한결같이 매주 서너 차례 몬로의 크립트를 방문해서 꽃을 정성껏 헌화했다고 한다.

동생 <돔 디마지오>에 의하면 몬로와 이혼 후 형은 어떤 여자에게도 눈길을 팔지 않고 평생을 수절(?)하다 생을 마쳤다고 한다.

한번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볼티모어 야구장(Camden Yards)에서 우연히 만난 적이 있었는데 조 디마지오를 알아보고 반가운 나머지 악수를 청한 클린턴을 거절해서 무안하게 만들었다고도 한다. 이유인즉슨 클린턴이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로 경멸했다고 한다(클린턴뿐만 아니라 모든 바람둥이들을). 조 디마지오, 아주 순정파 인물이다

이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마릴린 몬로의 사인이 공식적으로는 약물 과다복용으로 발표되었지만 실제로는 케네디 형제의 지시로 살해된 것이며 43년간 CIA에서 Assassin으로 근무하면서 자신이 37명을 암살했는데 그중 한 명이 마릴린 몬로였다며 자신이 몬로를 살해했음을 고백하고 사과하는 자료도 있었다

폰처 할아버지, 사후세계에서 마릴린 몬로와 네버엔딩 러브를 이루시도록 건투를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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