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선  안산문인협회 회장

노을이 떨어지는 저녁

붉게 물드는 수평선을

홀로 바라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것이 유월의 바다라 할지라도

몽돌을 맨발로 밟거나

무너지지 않을 모래성을 쌓거나

맥없이 부서지는 포말을 눈에 담으면

자칫 석양에 데는 것도 모자라

붉은 태양을 용암으로 토할지도 모른다

뜨거움을 재우려 잠기는 불덩이를

무심히 뒤돌아본 서쪽 바다로

하마터면 너의 얼굴같이 붉어진 갈증을

울컥 쏟아 낸 적도 있었음을

그 치명적인 심연의 시간은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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