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출신의 풍경화가 피터 도이그(Peter Doig1959~)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의 유럽 현대회화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난 도이그는 어린 시절 한군데 오래 살지 못하고 무역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가족과 함께 이곳저곳을 이사하며 살았다. 캐나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다.

고등학교는 영국 윔블던 아트스쿨에서 대학은 런던 세인트 마틴 첼시 스쿨을 다녔다.

피터 도이그는 트레이시 에민, 데미안 허스트와 함께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들은 현존하는 작가 중 최고의 경매가를 자랑하는 작품을 갖고 있으며, 찰스 사치의 사랑을 받는 작가이기도 하다.

1989년 즈음의 영국은 ‘프리즈(Freeze)’(1988) 전시의 큰 성공으로 yBa(young British artist, 영국 청년 작가)가 형성되던 시기였다. 충격적인 설치작품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었다. 데미안 허스트나 트레이시 에민 등의 작가들이 미술계의 총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경향 때문에 그 당시 전통 회화는 한물갔다는 생각이 팽배했다. 하지만 그때도 여전히 전통 회화는 그려지고 있었고, 새로운 가능성은 곳곳에서 숨 쉬고 있었다.

그 시기에 그들이 활동하던 런던에서 그들의 동년배 작가 중 유화로 서정적인 풍경화를 그리는 이가 있었다. 바로 피터 도이그이다. 현대미술에서 진부하다고 취급하던 시기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고 전통 유화 작품을 꾸준히 그려나갔다.

당연히 도이그의 작품은 그렇다 할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1993년에 ‘블로터(Blotter)’(1993)라는 작품으로 영국의 ‘존 무어 회화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4년에 ‘터너상’(Turner Prize) 후보에 오르면서 전통 회화가 한물간 미술이 아님을 증명하였다.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 관심과 사랑은 미술 경매에서 더욱 뜨거웠다. 그의 작품은 언제나 열렬한 지지를 받았는데, 특히 2007년에는 소더비 경매에서 그의 작품인 ‘하얀 카누(White Canoe)’(1990-1991)가 당시 생존한 유럽 작가 중 최고가인 573만2000파운드(약 105억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이그의 전통 유화 작품에 무엇이 있기에 충격적인 설치작품이 대세를 이루던 시기에도 이렇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을까?

도이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데 집중하느라 놓쳐버리는 것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실망하게 되는 건, 찍을 때 당신이 느꼈던 감정을 사진이 고스란히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죠.”

사진은 사실을 담을 수 있지만, 감정까지 담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도이그의 회화는 사실 너머에 존재하는 감정이 스며있다. 그는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얄팍한 시각적 사실성(사진), 그 내면에 잠재된 감정을 회화의 표면 위로 끌어 올린다.

은하수를 배경으로 한 이 그림은 <Milky Way 1990>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의 아버지를 따라 여러 나라를 오가며 도이그가 바라본 풍경들,

그 기억 속에 한 장면을 끄집어와서 그만의 상상력을 더해서 작업한 모습이다.

21-2022년 디올 겨울 남성 컬렉션은 도이그의 은하수(Milky Way 1990)에서 가져온 밤하늘로 다양한 룩을 장식하며, 밤하늘 속 별과 디올의 별이 어우러져 생동감 넘치는 색감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의 그림을 보면 풍경화가 많다. 하지만 그저 그런 평범한 풍경화가 아니다. 피터 도이그만의 독특한 방식이 느껴진다. 나도 나만의 강한 색깔을 지닌 작품을 하고 싶다, 대기 맑은 밤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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