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 취재부장의 도리섬 旅歌(여행노래)

 

신동민 취재부장

호주 시드니에서 살며 울상짓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집값’이었다. 때문에 다수의 유학생이나 워홀러들은 쉐어하우스(여러명이 함께 생활하는 숙소)를 선택하게 된다. 이 역시 만만치 않지만. 당시 시드니 쉐어하우스 1인실은 1주당 354AUD(한화 약 30만원)로, 한달 거주하는데 드는 비용이 한화로 120만원에 달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보니 학교를 다니며 틈틈이 식당에서 일하며 손에 쥐는 돈의 상당 부분이 ‘집값’으로 빠져나갔다.

한푼이라도 절약해볼 목적으로 시드니의 랜드마크인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 시내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디와이(Dee Why)라는 지역에 쉐어하우스를 구했다.

디와이 버스정류장에서 살짝 가파른 언덕을 타고 15분 정도 오르는 곳에 자리한 아담한 주택이었다. 무엇보다 넓직한 뒤뜰 정원 아름드리 나무에 매달린 그네가 인상적인. 영주권을 가진 40대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다행히 1주당 280AUD면 함께 사는 것이 가능했다.

웰빙음식으로 인식되어 호주에서 인기가 높은 스시샵 오픈을 목표로, 홈클리닝을 하며 자금을 모으던 부부에게는 발달장애를 가진 8살 남자아이가 있었다. 한국에서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발달장애에 대한 정책이 상대적으로 좋은 호주로 이민을 결심한 이유이기도.

의사표현에 어려움이 있던 8살 남자아이 유난히 축구를 좋아했다. 듣기에는 학교에서 축구클럽활동에 푹 빠져 지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교 후에는 뒤뜰 정원에서도 늘 공을 찼다. 평소에는 다소 무뚝뚝해 보이던 표정이 그때만큼은 어찌나 해맑던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안산시장애인체육회는 지난 5일 와~스타디움에서 안산시 최초 발달장애인 축구팀 ‘투게더FC’ 창단식을 개최했다.

10~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22명으로 구성된 ‘투게더FC’팀은 올해 안산시장애인체육회 역점사업으로, 발달장애인 축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우수한 장애인 엘리트 체육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안산그리너스FC 선수들과 함께 주 1~2회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며, 2024년 제14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축구 종목(지적장애부)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의 승패에 관계없이 ‘투게더’라는 이름처럼 ‘함께’ 그라운드를 달리며 활짝 웃어보길 기대해 본다. 시드니 외곽 디와이 쉐어하우스에서 만난 8살 남자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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