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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민 본보 편집국장
임성민 본보 편집국장

최근 이민근 안산시장의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 참관 출장을 놓고 소음이 일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그의 출장 일정이 또 다른 시민 행사와 겹쳤기 때문이었고 해당 출장 때문에 시장이 그 시민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벌어진 소음이었다. 일정이 겹친 해당 행사는 세월호 9주기 기억식(추모식)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안산은 세월호라는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다. 안산시장은 정치와 당적을 떠나 오랫동안 추모식의 ‘상주’라는 대표성을 가져왔다. 그래서 이 시장의 출장 일정이 발표되자마자 시민사회가 고개를 가로젓는 것이다. 정치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시선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의 2018년 선거운동 시절 행보를 되짚어보면 그의 추모식 불참이 이미 예상된 수순이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의 출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도한 한 공영 방송사는 이민근 시장이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안산시장 후보로 선거를 치르면서 세월호 추모시설을 '납골당'에 비유하며 추모의 의미는 사라지고 원망과 미움, 분열의 안산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런 전력이 있기에 이번 출장 일정은 세월호 추모식을 준비하는 유가족들이 받아들이기에 더더욱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보도 이후 안산시청은 즉각적으로 해명자료를 내고 이번 출장이 결정되고 진행된 절차와 명분에 대해 설명했다. 유가족들을 찾아 공손히 사과까지 했다. 내년에는 다른 일정으로 불참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안산시장은 안산시와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 힘들고 논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출장을 가기로 했고, 세월호 추모 행사 역시 마음 아픈 시민들을 달래주고 함께 기억하자는 차원에서 나름의 또다른 ‘이익’을 위해 준비되고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요약한다면, 아픔을 간직하고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세월호 9주기 추모식과 안산시의 발전과 시민 경제 중흥을 위한 시장의 해외 출장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라는 유치하고 이분법적인 질문을 하지 않더라도 안산시장의 선택이 후자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인간사 모든 영역에서 하나의 선택은 반드시 치러야 할 대가가 발생하게 만든다.

이민근 시장과 안산시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주는 일 대신 안산시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일이기도 하고 시장 본인의 친환경 공약을 성공시키기 위한 절차적 행보를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긴 것이다. 그들은 2015년부터 이어진 추모식에 안산시장이 8번 모두 참석했다는 전례를 지켜나가는 것보다 항공편 일정과 현지 일정을 살펴보았을 때 논란이 되더라도 출장을 강행해야 한다는 결정을,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기에 현직 시장이 아닌 그 누구도 그에게 뭐라 말할 자격은 없어 보인다. 결국 그의 선택을 한마디로 하면, 해외 출장을 가서라도 더 좋은 안산을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안산시장 이민근의 진심을 믿고 그의 시정을 응원해야 한다. 응원도, 격려도 하지 않는 시민은 그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안산시와 이민근 시장은 이번 출장으로 인해 얻게 될 안산시의 이익으로 출발해 마침내 달성될 그 국익이 시민과 국민 공동체 모두의 이익인지 더듬어 봐야 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약속한대로 세월호 10주기 행사에 안산시민의 대표로 성심을 다해 추모의 성의를 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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