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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민 본보 편집국장
임성민 본보 편집국장

안산은 좋은 곳이다. 살기 좋고 일하기도 좋고 그래서 기분 좋은 곳이다.

반월과 시화라는 지명으로 대변되는 안산은 수도권 공업의 핵심 지역이다. 안산을 둘러싸며 광덕산과 수리산이 솟아 있고 시내 중심부에도 언덕들이 솟아 있어 시내 녹지 비율이 전국 최상위권에 든다. 세계 최대의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품고 있는 시화호는 안산을 동서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네 줄기의 하천을 받아낸다.

안산은 1986년 시로 승격됐다. 그리고 옹진군에서 대부면, 화성시에서 반월면, 그리고 시흥시에서 안산동 등을 빼앗아 오면서 면적과 인구를 확장시켰다. 지금은 인구의 감소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지난 2010년 인구 714,891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주민들의 연령 분포도 젊다. 통계청의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안산시는 고령화지수 35.7, 고령자 비율 6.6%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5대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안산에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고 이들을 따뜻하게 받아주는 시민들이 있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안산은 원곡동에 다문화특구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도 매우 잘 운영되고 있는 특구로 상도 많이 받았다. 게다가 고려인 마을까지 조성되어 시청과 시민단체 등의 지원을 받으며 우리 겨레의 조국 정착을 시민들이 돕고 있다. 이처럼 안산은 서로 다른 얼굴과 문화, 역사를 가진 우리의 이웃들에게 사랑과 자선을 내어주는 귀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안산은 그런 곳이다. 칭찬받을 일도 많고 우리 주변을 흐뭇하게 하는 일들도 많은 곳이다. 때로는 우리 모두를 슬프게 했던 아픔이 있는 고장이었지만 이제 삶을 풍요롭게 만들 일들이 많아질, 그런 곳이다. 그래서 이런 좋은 곳에서 일하게 되어 정말 좋다.

나는 좋은 언론의 본령을 논할 때 항상 ‘따뜻한 위로자’라는 말로 시작한다. 위로와 격려가 빠진 지적은 상대를 감동시키지 못한다. 언론은 그 어떤 사회적 활동보다 공감이라는 인간의 감정적 기능을 앞세워야 하는 행위이고 공감의 깊이 만큼 관찰의 내용이 충실해진다.

다음으로, 따뜻한 위로가 건네진 이후 언론은 냉철하게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그릇된 부분을 드러내어 문제를 제기할 줄 알아야 한다. 지면 전체를 따뜻하게 위로만 한다면 싱겁고 무게감이 없다. 때론 냉혹한 비평을 곁들인 감시자의 면모를 보여줘야 마땅하다.

그러나 따뜻한 위로자와 냉철한 감시자로서 역할을 다했다고 해서 좋은 언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러한 두 가지 행위를 하는 결론적인 이유는 마지막 단계인 ‘조언’을 하기 위해서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대안을 제시하고 여정의 안내자가 되는 언론이 진정한 언론이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언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언론의 마지막 사회행위인 그 조언은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은 활자를 가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겸손하지 못한 조언이 사람과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게 되었는지 역사를 통해 너무나 많이 봐왔다. 겸손한 조언자는 그래서 중요하다.

안산에 와서 보니 정말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할 부분이 너무 많이 있었다. 그렇게 시작하기로 했다. 먼저 따뜻한 위로자가 되고, 냉철한 감시자가 되고 나면 겸손한 조언자로 사회적인 책무를 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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