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한정규 칼럼ㅣ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겨울이 갓 지난 3월 마을 앞 개천 뚝 길을 따라 걷는데 어디에선가 개굴개굴 소리가 가느다랗게 들렸다. 그 소리에 발을 멈춰 주위를 살폈더니 물웅덩이 돌 틈새에 개구리 두 마리가 마주보고 앉아 소리를 내 인사를 했다.

그래 개구리 너 아직은 날씨가 추운데 벌써 나왔구나? 하자, 그 말하기가 무섭게 개구리가 벌서라니요? 하며, 지난 3월 6일이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는 경칩이었는데 그것도 몰라요? 그랬다.

벌써 그렇게 됐니? 그러자. 그 뿐입니까? 내일 모래 3월 21일이면 밤보다 낮이 길어진다는 춘분인 걸요. 그렇구나. 경칩을 아는 똑똑한 개구리를 보았다.

엊그제만 해도 밤이 길어 잠꾸러기에게는 좋았었는데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 춘분이 코앞이라니 참 세월 빠르구나?

지리산자락의 전라남도 구례에는 산수유 꽃이 만발 3월 11일부터 3월 19일까지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지에서는 축제가 열렸다.

산수유 꽃으로 노랗게 뒤덮인 산과 마을은 각시계곡을 사이에 두고 산수유 꽃이 만발하고 또 가까운 구례화엄사에는 홍매화가 화려함을 뽐내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하늘은 무심하게도 2023년 구례를 포함한 전남과 광주지역이 봄 가뭄으로 초비상이다. 이번 가뭄이 전남 광주 지역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이다. 라 한다.

광주시는 1993년 이후 30여년 만에 맞은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한다고 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라고는 해도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이제 시작에 불과한데 식수 등 생활용수 걱정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한강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기상학자들에 의하면 세계 곡창지대 대부분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가뭄으로 사막화가 가속 식량부족현상이 더욱 더 심화될 거라 했다.

한국만 해도 봄 가뭄으로 논농사를 제때에 못해 2025년에는 소비할 식량 소요량의 40%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할 거라 했다. 게다가 2035년에는 지구온난화로 지구평균기온이 2도나 상승 세계 각국이 농산물 생산에 더욱 더 어려움을 겪게 돼 식량난이 심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 평균 기온이 계속 상승 한국은 평균기온이 1.8도 상승하고. 중국은 3.5도, 인도 이란 터키 멕시코 브라질 등 대부분 지역도 2.0도 상승하게 된다고 예측했다. 반면 강우량은 크게 줄어든다. 며 그런 기후변화 영향으로 식량생산량이 중국은 38%, 인도 이란 터키 멕시코 브라질 등은 25% 감소하게 될 거라고 했다.

대기환경오염은 지구환경을 그렇게 바꿔놓고 말거라 했다. 2000년대 초 한반도의 봄이 1950년대 그 때 봄과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그 파랗고 뻥 뚫린 하늘이 잿빛으로 눈을 흐리게, 마음을 우중충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 아름답기만 하고, 희망을 주던 봄은 오간데 없이 뿌연 미세먼지에 황사로 얼굴에 하얀 천으로 만든 마스크에 의존 숨을 쉬지 않으면 안 되는 봄이 돼버렸다.

삶에 새로운 기를 불어넣어 주던 지난날 그 봄은 오간데 없이 희끄무레한 오염덩어리가 뭉쳐 하늘을 떠도는 그런 봄으로, 뿐만 아니라 봄 가뭄으로 식량마저 위협받게 됐으니 안타깝다.

그런데도 개구리는 그것도 모르고 봄이 왔다고 그 봄이 좋아 잠에서 깨어나 눈을 비비며 개굴개굴 소리를 내는 구나? 개구리 개굴개굴 소리에 옛 추억에 잠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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