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엽 안산시 상인총연합회 회장 인터뷰

'오늘부터 나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성공학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지금까지 2000만권 이상 판매된 오그 만디노의 대표작 '위대한 상인의 비밀' 첫번째 문구다. 이 책은 가난한 낙타지기인 주인공이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라’는 내용이 담긴 10개의 두루마리를 얻고서 중동 최고의 거상으로 성장해 가는 내용이다.

인중과 턱 전체를 덮은 하얀 수염이 트레이드마크인 그는 2000년부터 안산 한대앞역 상점가에서 전집을 운영해 온 베테랑 상인이다. 또한 ‘긍정의 마인드’를 바탕으로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 지역 상인들의 ‘권익보호’와 ‘처우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다. 손인엽 안산시 상인총연합회 초대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Q. 안산타임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A. 안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건설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았다. 1978년 결혼식을 올리고 불과 20일만에 요르단으로 떠났다. 당시 난민촌 개발 및 화력발전소 건설에 무려 6년 4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요르단에서부터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현지인들이 친근하게 대해줬다.

이후 건설회사를 운영했는데, IMF가 터지면서 부도를 경험했다. 절망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2000년 안산 한대앞역 상점가에 털보전풍경빈대떡 오픈,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그런데 장사를 하려니 인상이 너무 강해보이는 것 같아 턱수염까지 덥수룩하게 길렀다. 이제는 트레이드마크가 된 ‘털보’로 상표등록을 했다. 한자리에서 오랜시간 장사를 하다보니 맛집으로 입소문 나 단골도 많이 확보했고, 드라마 촬영지로 장소섭외 문의도 들어온다.

2021년 12월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출범식을 개최한 ‘안산시 상인총연합회’ 초대회장을 맡고 있다. 한대앞역 상점가 상인회 회장직도 역임 중이다.

Q. 안산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됐는지.

A. 9살 때 6.25 참전용사이기도 한 아버지 손을 잡고 안산으로 왔다. 첫인상이 너무 좋았다. 본오초등학교 동창생들과는 지금까지도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93세 어머니와 딸 부부, 손자. 이렇게 4대가 함께 모여살고 있다. 

보다 긍정적인 인생을 위해 15년전부터 색소폰을 배웠다. 올해로 20회째로, 매해 10월 한대앞역 상점가에서 열리는 음악회에서 꾸준히 색소폰 라이브연주를 하고 있다. 마침 신안산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색소폰 과목이 신설돼 올해 새내기로 합류한다. 설렌다.

비슷한 시기에 1350CC 오토바이 라이딩도 시작했다. 색소폰을 둘러메고 대부도 해안을 따라 달리며, 노을을 바라보고 연주할 때 낭만을 느낀다.

Q. 안산시 상인총연합회에 대한 소개.

A. 전통시장법에 근거한 등록상인회 15개소(전통시장 8개소·상점가 7개소)를 갖춘 안산은 경기도 골목상권조직화지원사업을 통해 조직된 상인회 34개소를 보유한 도시다. 그런데 그동안 하나의 목소리를 낼 단체가 없어, 각개전투로 고군분투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상황에 직면해 더욱 버거웠을 것이다.

이에 권익보호와 정부지원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등록된 안산시 내 15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상인회로 ‘안산시 상인총연합회’를 구성했다. 2021년 12월 출범식과 함께 정식활동에 들어갔다. 초대회장에 추대됐는데, 정부승인을 비롯해 시장의 임명을 받아야 하는 자리인 만큼 어깨가 무겁다.

신안산대학교 캠퍼스 내에 사무실을 지원받아 지역 상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및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Q.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A. 현재 현장에서 전달되는 체감경기는 코로나19때보다 오히려 더 어렵다. ‘고물가, 고임금, 고금리’라는 이른바 '3고 시대'라는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력확보와 지속적인 연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속성이 중요하다. 경제일자리과에서 명칭을 바꾼 ‘소상공인지원과’가 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4월 출범소식을 알린 ‘상권활성화재단’이 잘 꾸려지길 바란다. 민선8기 공약사항으로, 지역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담기구 설립을 꾸준히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기대가 매우 크다.

 

Q. 교육관련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A. 현재 ‘소상공인 상인대학’이 운영되고 있는데 꾸준히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안산시 소상공인지원과와 안산환경재단이 상권 조성 및 경영 등에 관한 실질적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과정이다. 우수하게 교육과정을 마친 수료자들에게는 점포환경개선이나 홍보물 제작 등 다양한 지원혜택도 제공된다.

Q. ESG경영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에서 ESG경영 관련 PPT 발표를 했던 경험이 있다. ‘ESG’는 `Environment`과 `Social` 그리고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다루는 경영계의 핵심 화두다. 나날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테마인 만큼,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컨설팅 등의 프로그램 마련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Q. 현재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 안산의 이슈.

A. 안산시에서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광역철도망 구축 사업에 따라 지하철 4호선 ‘초지역’도 수인선, 서해선, 신안산선 그리고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화성시 어천역을 거쳐 경부고속철도와 연결되는 KTX까지 정차하게 되면 ‘초역세권’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동인구 증대에 따른 지역상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만 초지역이라는 명칭이 낯설다. 타 지역 사람들은 아마도 더 그럴 것이다. 옛날에는 공단역이었는데, 신안산역으로 지칭하면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초지동에 자리한 2만3천여㎡의 ‘시민시장’ 부지 현대화사업 역시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시민시장 형성 과정부터 지켜봐 왔고, 안산시 상인총연합회 회원들이 상인으로 있다. 그런 만큼 더욱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갈등을 봉합하고 인근 아파트 주민과 상인 모두 피해가 없도록 상생방안을 기대한다.

 

Q. 시민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연주곡.

A.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컨트리 앨범상을 수상하고,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된 자니 호튼(Johnny Horton)의 ‘All for the Love of a Girl’을 색소폰으로 자주 연주한다. 한국에서 유독 인기를 끈 팝송으로, '어느 소녀에게 바친 사랑'이라는 번안곡으로도 유명하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A. 안산시 상인총연합회 출범식에서 다짐했던 것처럼 지역 상인들을 위한 봉사자로서 매진해 나가겠다.

각 상권별 스토리텔링이 있는 테마 활성화를 통해 찾아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과 상인의 화합을 도모하겠다.

Q. 안산타임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A. 가게 출입문 위쪽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좌우명으로 삼는 두가지 붓글씨를 걸어놨다. 하나가 ‘일인장락(一忍長樂)’인데 ‘한번 참으면 오래도록 즐겁다’라는 의미다. 모든 인간관계에 꼭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하나는 ‘무한불성(無汗不成)’이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위해 더 많은 땀과 열정을 쏟겠다. 안산타임스 역시 시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현장취재에서 땀을 흘리며, 기사작성에 열정을 쏟아내길 기대한다. 그러한 노력은 시민들 역시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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