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숙 안산환경미술 협회 회장
서영숙 안산환경미술 협회 회장

무심히 길을 걷다 보면 우연히 마주하게 되는 껌 딱지

아무생각 없는 누군가에게 버려져 검게 변한 모습을 보고 벤 윌슨은 말했다.

"길 바닥에 붙은 껌을 볼 때, 우리는 역겨움을 느낍니다. 저는 이 역겨움을 아름답게 바꾸고 싶어요.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거리예술가 벤 윌슨(Ben Wilson)은 1963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나, 도예가이자 행위예술가인 아버지 아래에서 유년시기를 보내며, 창의적인 사고를 몸에 익히게 되었다고 한다.

윌슨은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Middlesex University에 입학했으나 곧 그만두었고, 폐자동차 등 산업 폐기물과 쓰레기를 이용한 콜라쥬를 만들었고, 길거리 옥외 전광판과 광고판등에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위한 행위들은 도시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당국의 제지를 받았다. 그 이후로 윌슨은 길바닥에 붙은 껌딱지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는 갤러리도 필요 없고, 전시를 위한 어떤 허락도 필요 없다는 이유로 윌슨을 만족시켰다.

윌슨은 그의 집 가까이의 Barnet High Street 에서 이 껌 그림 작업을 시작했다.

윌슨은 길바닥에 달라붙은 껌을 찾아다니는 게 하루 일과이다.

그는 껌을 발견하면 길에서 돈이라도 주운 듯 기뻐하며 ‘포복’ 자세를 취한후, 우선 작업하기 쉽게 바닥에 붙은 껌의 주변부를 칼로 정리한다.

그렇게 해서 바닥에 붙은 껌이 자신이 구상하는 그림에 맞게 형태를 갖추면, 먼저 토치로 열을 가한 다음 아크릴 에나멜을 3겹 바르고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다. 다 그린 후에는 투명한 라커로 칠을 한다. 껌 아트 작업은 두 시간에서 사흘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가 껌위에 그리는 이미지는, 주변 사람들과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요구에 의해 결정되며, 인물, 동물, 식물, 사물, 풍경 등 주제를 가리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10000개가 넘는 그의 작품들은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의 손을 거치면 길바닥의 흉물 껌딱지는 훌륭한 예술작품이 된다.

윌슨은 껌딱지에 그림을 그리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나는 미술학교에서 접한 이론 중심적인 미술을 싫어했고 자연스레 주변 환경에 중심을 둔 미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색깔은 나에게 마치 치료제와 같은 존재이며, 색깔을 보면 나는 마치 이들이 자연 그 자체임을 느낍니다. 껌딱지는 나에게 즉흥적인 예술이며 내가 영감을 받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표현할 수 있도록 나를 돕는 최고의 캔버스입니다."

윌슨도 순탄하게 길바닥 껌 아트를 이뤄온게 아니다. 껌딱지 아트를 시작한 초반에는 길거리에 웅크린 채 그림을 그리는 그를 수상히 여긴 경찰에 체포된 적도 있었다.

2005년 트라팔가 광장에서, 2009년 각각 한 번씩 경찰에 공공기물파손죄로 체포된 적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판결이 나왔다. "엄밀히 따지면, 보도위가 아니고 껌 위에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기물파손죄는 아니다."

거리의 흉물을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윌슨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졌으며 윌슨은 런던의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쓰레기를 예술로 만드는 재활용의 형태라고 말하며, 생각 없는 행동을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것으로 변모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의 예술적 감각을 여러사람을 위한 공공미술에 사용하는 선한 영향력, 그의 거리예술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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