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안산 그리너스FC 대표이사

“땀에 젖은 유니폼, 그것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전부다”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폴 스콜스가 자신의 책 '스콜스: 나의 이야기'에 쓴 문장이다. 축구팬들이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에게 바라는 것 역시, 승리와 패배를 떠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일 것이다.

2017년 시민프로축구단으로 출범한 ‘안산 그리너스FC’의 새로운 시즌이 킥오프됐다. 축구 및 프로스포츠에 대한 해박한 실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 받고 있으며 ‘축구도시 안산’을 목표로, ‘현장’과 ‘소통’을 강조하는 이종걸 안산 그리너스FC 대표를 만나봤다.

 

Q. 안산타임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명지대학교 축구선수 출신으로, 대학교 2학년 때 불의의 부상을 당해 진로를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침 명지대학교에서 법대를 다녔는데, 포기하지 않고 사업과 공부를 병행해가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물론 축구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나갔다. 안산시 축구연합회장을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역임했다. 이후 안산시 축구협회 통합 1대 회장으로도 선임된 바 있다. 2018년부터 약 두시즌 동안 안산 그리너스FC 단장도 경험해봤다. 지난해 7월 안산그리너스FC 대표로 부임했다.

 

Q. 안산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됐는지.

안산 토박이다. 본오초등학교를 나와 반월중학교 3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신안산대학교 겸임교수, 안산시체육회 자문위원, 안산시 청소년수련관 이사, 안산 상록경찰서 인권위원 사무총장 등을 두루 맡아 지역사회에서 활동해왔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발굴한 최고의 스타인 안산 출신 축구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 선수도 중학교 시절부터 지켜봐 왔다. 지난해 12월 안산시청에서 열린 조규성 선수 시민행복상 수여식에도 함께 할 수 있었다.

 

Q. 안산 그리너스FC에 대한 소개.

‘축구도시 안산’을 위해, 3년간의 준비를 거쳐 2017년 시민프로축구단으로 출범했다. ‘안산 그리너스FC’의 경영철학은 ‘시민이 행복한 구단’이다. 프로축구 K리그2에 소속돼 있다.

그리너스(Greeners)라는 팀명에서 알 수 있듯, ‘녹색도시 안산시민들’이라는 의미와 함께 ‘초보자’, ‘풋내기’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아내며 창단팀의 풋풋함을 상징했다. 참고로 안산시는 한달에 걸쳐 시민들을 대상으로 팀 명칭을 공모, 총 269건 중 후보작 5개를 선정해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그리너스’라는 명칭을 확정했다.

‘안산 그리너스 FC’의 공식 엠블럼은 ‘원형방패’ 형태다. 여기에 좌측과 우측 초록빛 늑대의 하울링 모습을 통해 강인함과 끈질김을 부여했다. 협동을 통해 강한 상대를 제압하는 특성을 대입, ‘GREEN WOLVES’라는 문구를 세겨 넣었다.

또한 한쌍의 역삼각형 패널은 상록구(초록)와 단원구(노랑)를 상징한다는 사실. 하단의 ‘닻’은 해양도시 안산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제작에는 국가대표 서포터즈 ‘붉은악마’의 트레이드마크를 탄생시킨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Q. 안산 그리너스FC에서 경험한 인생 경기가 있다면.

안산 그리너스FC 단장 시절인 2019년 전남 드래곤즈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잊지 못한다. 당시 비기기만 해도 승강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었는데 2-1로 패하며 5위로 마무리됐다. 예상치 못하게 골키퍼도 다치고 정말 게임이 너무 안 풀렸다.

경기를 마치고 전남에서 올라오는 길에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선수들이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다면 승부는 결정되지 못할 것이다. 축구도 인생과 마찬가지로 결코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은 ‘공은 둥글다’는 것을 보여줬다.

 

Q. 지난 1일 프로축구 K리그2 새로운 시즌이 개막했는데.

굉장히 중요한 시즌이다. 개막에 앞서 올해부터는 ‘현장’과 ‘소통’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홍보차량과 다양한 길거리 이벤트 등으로 시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섰다. 덕분에 지난 4일 ‘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3시즌 홈 개막전에 공식 유료 관중수는 4,173명으로 집계됐다. 많이 찾아와 열띤 응원을 펼쳐줘 감사드린다. 충남아산FC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하나원큐 K리그2 2023’ 첫 경기 패배의 아쉬움도 씻어 냈다.

 

Q. 올 시즌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

2023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을 대폭 교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자유계약(FA) 신분이었던 이근호, 김범수, 유준수, 김정호 등을 데려왔다. 시민프로축구단이다보니 아무래도 재정적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따른다. 좋은 선수들을 발굴해 강팀으로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브라질 출신 외국인 공격수 가브리엘을 영입해 중원을 보강했다. 184cm, 78kg의 탄탄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한 빠른 스피드로 더 빠르고 박진감 넘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시즌 회원권에 대한 반응은 어떤지.

안산 그리너스FC의 구단주인 이민근 안산시장이 2023시즌 회원권을 1호로 구매했다.

2023시즌 회원권은 K리그2와 FA컵 등 안산의 모든 홈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시즌권은 좌석 구역별로 골드존(테이블석), 울프존(서측, W석), 그린존(동측, E석) 등 총 3가지로 구성돼 있다. 현재 골드존과 울프존 성인 권종은 완판됐고, 나머지도 매진이 임박했다. 올 시즌 한층 더 발전된 기량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사할 것이다. 더 많은 안산시민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Q. 유소년 축구선수 육성에도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74만 시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구단 경영을 통해 구단 가치를 확보하고 ‘축구단 그 이상의 구단’을 만드는 것을 핵심가치로 한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4가지 비전’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체계적인 유소년 육성시스템을 갖춰 안산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를 배출하는 것이다. 이는 안산 그리너스FC의 구단주인 이민근 안산시장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 결과 지난 5년간 심재민, 이진섭, 전용운 등 9명의 유스 출신 프로선수를 배출했고, 뒤를 이어 권우현, 박성현 등이 안산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입단했다. 안산 그리너스FC 산하 U12, U15, U18 유스팀을 운영 중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대회에 출전해 8강에 오른 18세 이하(U18) 유스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수원삼성과 현대미포조선에서 현역 선수 생활을 거쳐 초등, 중등, 고등, 대학무대까지 두루 경험한 20년차 지도자인 이광호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또한 지역 대학들과 연계해 성장기반을 닦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중이다.

큰 무대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U18 유스팀 중 기량이 되는 3명의 선수들의 1년간 독일 유학을 추진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관중들로 경기장이 가득차다보면, 아무래도 선수들 역시 더 열심히 뛰게 된다. 한번이라도 경기장을 더 방문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현장을 발로 뛰며 소통하고 있다. 앞으로도 구단을 알리기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홍보 활동에 적극 앞장서겠다. 만원관중의 함성이 울려퍼질 수 있도록 차근차근 빌드업(Build-up)해 나갈 것이다.

시민 여러분 모두, 경기장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맘껏 풀길 바란다. 덧붙이자면 오는 4월부터는 취미반 아카데미도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에 활발히 펼쳐온 사회공헌 활동에도 지속적으로 집중할 방침이다.

 

Q. 끝으로 안산타임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로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가 있다. 아주 희박한 가능성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당당함 그리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법. 거창한 목표 보다는 질 때 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승리와 패배는 그 다음 문제다. 축구의 묘미는 이변이다.

그리고 안산타임스에는 5년에 걸쳐 칼럼을 썼던 좋은 추억이 머물러 있다. 앞으로도 지역을 대표하는 언론사로써, 정론직필 부탁드린다. 늘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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