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 취재부장의 도리섬 旅歌(여행노래)

 

신동민 취재부장

 

누군가 말했다.

‘결말을 알고도 다시 찾게 되는 것이 명작’이라고.

내 인생의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N차 관람 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 만화의 하이라이트 경기인 북산고와 ‘전국 최강’ 산왕공고의 맞대결을 그린다. 학창시절 열광했던 원작 만화는 ‘30·40 아재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며, 최근 누적관객 수 27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 중 역대 2위에 올랐다.

“포기를 모르는 남자”라는 명대사와 함께 ‘불굴의 아이콘’으로 상징되는 최애 캐릭터 정대만은 요즘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인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와 연결된다. 중학교 MVP 출신으로 부상과 방황을 딛고 마침내 재기에 성공하는데 과정은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그토록 즐겁게 봤던 만화책 속 명장면들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자, 울컥했고 결국 눈시울까지 붉어졌다. 그렇게 내 ‘인생만화’는 ‘인생영화’가 됐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전까지, 내가 잊지 못하는 영화가 한 편 더 있다. 바로 윌스미스 주연의 2007년 작품 ‘나는 전설이다’이다. 호주에서 만난 아내와 첫 데이트에서 본 영화다. 영어 제목인 ‘I Am Legend’에 꽂혀 시드니 시내의 한 영화관에서 봤던 추억이. 하지만 ‘영어포기자’였던 나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생존을 위한 주인공의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만을 느꼈을 뿐. 영화를 보고, 시드니 시내에서 1시간 거리인 디와이(Dee why) 비치 해변길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스케이트보드 고난도 기술 연습에 한창인 젊은이들을 바라봤던 기억이. 넘어지고, 또 넘어졌으나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360도 회전을 성공시켰다.

‘축구도시 안산’을 위해, 3년간의 준비를 거쳐 2017년 시민프로축구단으로 출범한 ‘안산 그리너스FC’를 취재하게 됐다. 그리너스(Greeners)라는 팀명에서 알 수 있듯, ‘녹색도시 안산시민들’이라는 의미와 함께 ‘초보자’, ‘풋내기’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아내며 창단팀의 풋풋함을 상징했다.

지난 1월 제주 전지훈련을 마친 U18 유스팀은 지난 13일 개막한 제45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첫 경기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안산 그리너스FC’는 유소년 육성시스템을 통해 안산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배출에 대한 열망이 크다.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 학창시절 ‘에이스’로 명성을 떨쳤지만, 프로에서는 맥을 못추는 ‘케이스’도 자주 접한다. 그 과정에서 실망과 좌절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청춘’을 멀리서나마 응원한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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