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 취재부장의 도리섬 旅歌

신동민 취재부장
신동민 취재부장

 

우리와 계절이 정반대인 남반구 국가 호주는 지금 여름이 한창이다.

때문에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는 호주 현지인들에게는 이뤄질 수 없는 소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 사람들이 가장 기다리는 연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여름에 맞이하는 써머 크리스마스(Summer Christmas)다. 해변에서 캐럴이 울려 퍼지는 '캐럴 온더 비치'라는 독특한 풍경과 함께 수영복 입은 산타, 눈이 아닌 모래로 만들어진 눈사람, 서핑과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등 이색적인 크리스마스가 펼쳐진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크리스마스 즈음이 되면 종소리와 함께 불우이웃을 돕는 구세군들의 성금 운동이 펼쳐지는데 호주의 경우에는 박싱데이(Boxing Day)라는 문화가 있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에 실시되는 박싱 데이는 크리스마스 상자에 선물을 넣어 불우이웃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기부행사로 시작됐는데, 이 시기가 되면 대부분의 쇼핑몰과 상점에서는 일제히 대규모 할인 행사에 돌입한다. 70~80%의 할인을 적용해 물건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평소 오후 5~6시가 되면 문을 닫던 곳들이 자정 12시까지 영업을 한다. 심지어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도 볼 수 있다.

퀸빅토리아빌딩(QVB)
퀸빅토리아빌딩(QVB)

 

로마네스크 양식과 비잔틴 양식을 혼합해 1898년에 지어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몰’이라 불리는 호주 시드니의 명물인 '퀸빅토리아빌딩(QVB)’ 역시 박싱데이가 되면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 천장에 매달린 고풍스러운 두 개의 시계가 인상적인 이곳은 타운홀 기차역과 주변의 주요 건물들과 연결되어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호주에서는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했을 뿐만 아니라 토요일, 일요일과 겹치면 다음날로 미뤄서 쉴 정도로 엄청난 이벤트로 손꼽힌다. 한마디로 미국에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다면, 호주에는 ‘박싱데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보니 크리스마스 보다 오히려 박싱데이를 더 손꼽아 기다린다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안산 ‘도리섬상점가’에서 야심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공연, 경품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질 이번 행사를 통해 호주의 ‘박싱데이’처럼 지역 시장경제에 엄청난 활력이 불어 넣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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