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서영숙의 미술세상ㅣ

서영숙 안산환경미술 협회 회장
서영숙 안산환경미술 협회 회장

요즘 같이 무더워지는 여름이 오면 생각 나는 작품이 있다. <생트 마리 드 라 메르의 바다 풍경> 수 년 전 시립미술관에서 수많은 고흐 작품 중에 유난히 나의 시선을 이끌던 작품 이런 날씨에는 바라만 보아도 눈이 시원해지는 것 같다.

네덜란드 출신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정신질환 치료차 요양을 위해 남프랑스 아를에 머물며, 아를에서 40~50km 떨어진 작은 바닷가 마을 생트 마리 드 라 메르를 자주 찾았다. 해가 뜨는 아침이면 바닷가에 나가 생동하는 바다와 어선의 모습을 캔버스에 그렸다. 

 <생트 마리 드 라 메르의 바다 풍경>은 생트 마리 해변의 여름 풍경을 인상 깊게 그려낸 수작이다.

이 작품은 그가 실경을 보고 그린 바다 풍경으로 선명한 파란색과 흰색으로 표현되었는데, 이는 반 고흐가 추구했던 색채의 극대화의 좋은 예로 볼 수 있다.

그는 지중해의 색 변화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는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지중해 연안의 생트 마리에서 편지를 쓰고 있다. 지중해는 고등어 색깔을 닮았어, 쉴새 없이 색이 변한단 말이야 빛의 변화로 금세 분홍색이 되었다가 회색이 되곤 하니까 밤에 아무도 없는 해안을 따라 바닷가를 산책했어. 그리 명랑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았고 그저 아름다웠단다.”라고 썼다.

고흐는 생트마리 해변에서 멀리 지중해를 바라보며 빛과 함께 시시각각 변화하는 색의 변화를 잡아내려 고심했다.

빛나는 고등어의 색 같이 보이는 지중해
빛나는 고등어의 색 같이 보이는 지중해

 

그는 이 그림에서 이러한 색의 변화를 포착하고자 했기 때문에 캔버스 위에 파란색과 더불어 흰색의 활발한 붓놀림으로 표현했다. 또한, 녹색과 노란색을 사용하여 파도를 표현했다. 바다에 떠 있는 배들은 고등어잡이 배일까? 아무튼, 집으로 돌아오는 배라고 한다. 그는 또한 색의 대비를 위해 눈에 강하게 띄는 붉은색 서명을 녹색 바다 위에 더했다. 

역동적인 파도를 통해 강한 에너지를 주는 고흐의 이 작품은 언제 보아도 감동적이다.

한가지 몹시 안타까운 점은 지금 이 작품은 하얗게 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플럼보나크라이트라는 물질 때문이란다. 이것은 오래전 합성 물감의 재료로 사용된 광물질인데 고흐가 사용한 튜브 물감에 많이 들어 있던 물질로서, 문제는 이것이 햇빛을 받으면 화학적으로 분해되어 탈색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닷가에 직접 나가 작업을 하고 햇볕에 방치한 이 작품은 서서히 탈색되며 하얀 덩어리처럼 색이 변하고 있다. 원작 그대로 잘 보존되어야 할 텐데 몹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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