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숙 안산환경미술 협회 회장
서영숙 안산환경미술 협회 회장

ㅣ서영숙의 미술세상ㅣ

햇살과 나뭇잎의 색이 가장 아름다운 5월이다.

어느 장소 어느 나무 아래에 앉아 있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면서 위로가 되는 날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카미유 피사로의 <에라니의 아침, 햇빛풍경>을 찾아보았다.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1830-1903)는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이며 가장 훌륭한 근대 풍경화가 중 한 사람으로서, 19세기 말 파리의 인상주의 화가들을 이끌던 큰형 같은 존재였다. 마네보다는 두 살이 많았고 모네와는 열 살 차이가 났다. 그는 시대가 요구하는 그림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화가였다.

그런데도 모네나 르누아르만큼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그의 작품 중 우리가 쉽게 기억하고 단번에 우리의 맘을 사로잡는 작품은 찾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인상주의 작가들과 완전히 차별화되는 독특한 그만의 개성 넘치는 작품도 찾기 힘들다. 그런 이유로 그의 작품이 온전히 높이 평가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피사로는 인상주의 작가 중 가장 먼저 야외에 나가 빛과 자연을 그려야 한다는 것을 실천했고, 다른 화가들이 함께하기를 원했으나 다른 사람들에게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7명의 많은 자녀를 둔 가장 피사로는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며 파리 근교의 시골 마을에 정착해 살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인상주의를 끌어낸 세 명의 천재(폴 고갱, 폴 세잔, 반 고흐)를 알아보고 그들의 예술세계를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말년에는 눈병으로 야외 작업이 힘들게 되자 도시 전경이 잘 내려다보이는 호텔에서 작업을 했다. 1903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림에 대한 열정은 실로 대단했다.

카미유 피사로- 에라니의 아침, 햇빛 풍경(Morning, Sunlight Effect, Eragny,1899)은 수평 수직 구도에 멀리 있는 원경도 세세히 묘사해 원근감과 동시에 입체감이 살아 있는 작품이다.

멀리서 보면 순간 진짜 실제 나무에서 빛이 반사되는 느낌을 받으며, 실제 풍경 같은 착각을 일으키지만, 실제 가까이 보면 정말 붓 터치 하나하나가 세세히 묘사된 밀도 높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뭇잎, 잔디, 수풀 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전체적인 조화와 함께 각각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피사로가 얼마나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기며 섬세하게 그렸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이다.

피사로는 전체적인 이미지와 정서뿐만 아니라 개별 대상과 부분의 인상까지도 무척 강렬하게 느꼈고 그 모든 걸 그림 속에 담으려고 한 것 같다.

햇살 좋은 요즈음 밝고 따스한 햇볕 아래 나무에 기대앉아 책도 읽고, 음악도 들으며, 작품 속의 저 여인처럼 나도 잠시 쉬면서 힐링하고 싶다.

평화로움이 초록빛에 물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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