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교육 칼럼ㅣ

정인숙 교육학 박사, 특수교육 전공
정인숙 교육학 박사, 특수교육 전공

가끔 어린 자녀를 둔 ‘딸의 친구 엄마’들을 만나면 “어머니! 딸들을 어떻게 키우셨는지 정말 궁금해요. 한번 댁으로 찾아가도 될까요? 비법 좀 가르쳐 주세요. 책을 좀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하는 말을 듣는다. 그저 성격 좋은 두 딸에 대한 칭찬이라 생각하고 미소로 화답 한다. 그러면서 ‘나는 어떻게 우리 두 딸을 양육해 왔지?’ ‘어떤 점에서 결혼 후 12년 동안 두 딸이 모두 직장에서나 시댁에서나 칭찬을 받으며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딸들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 자녀 양육에 관해서는 전문가들이 저술한 책들도 많고, T.V이나 각종 자녀교육 특강에서 다양한 교육 방법에 관해 설명해 주고 있다. 하지만 자녀마다 태어난 기질적인 측면, 특성, 성격, 가정환경, 부모의 양육 태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교육방식이라고 하더라고 그 효과 측면에서도 매우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대부분 부모의 공통적인 요구는 자녀들이 공부를 잘해서 일류대학에 합격하여 전문적인 직업을 갖고 편안히 사는 것이다. 물론 학생은 ‘학업’이 본업이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공부를 잘한다’는 판단 기준이 달라야 한다. 자녀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절대평가’로 아이들의 ‘진전된 모습’을 평가해야 한다. 자녀의 노력 정도에 관계없이 ‘상대평가’로 최고의 그룹에 속하기만을 기대하는 것은 부모의 과도한 욕심이다. 큰 손녀는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는 전교 1등 해 봤어?” “아니! 전교 1등은 학교에서 딱 1명인데 쉽지 않지!” “근데 누구네 엄마는 전교 1등 많이 해 봤대” 웃을수 밖에 없다. 1등을 해 본 엄마는 많지 않지만, 자녀들에게는 능력껏 비용을 투자하여 1등 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목표를 적절하게 수정해서 자녀가 도달할 수 있는 정도로 설정하고 자녀와 대화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필자의 작은 딸은 입학시험을 보고 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입학 후 처음 치룬 시험에서 전교에서 거의 하위였다. 가족뿐만 아니라 본인도 충격이 컸다. “이런 성적으로는 대학에 입학할 수 없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자로서의 직장 선택의 한계, 승진과 월급 등 학력에서 오는 차별 요소를 진지하게 말 한 후, “전교 30등 안에 들면 핸드폰을 사 줄께!”라고 약속했다” 작은딸은 학교와 독서실에서 집중된 노력을 했고, 엄청난 성과로 약속 이상의 진전을 보였다. 그 실력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대기업에 취직도 했다. 중·고등학생 이상이라면 자신(自身)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깊은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 본인 자신(自身)을 설득하는 과정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런 정신적인 전환의 계기가 이루어진다면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성적만큼 중요한 것은 ‘긍정적 사고’이다. 예전에는 S대만 졸업하면 만사형통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일류대학만으로는 안 된다. 직장에서 요구하는 분야에서의 실력과 능력이 탁월해야 하며 스포츠, 음악, 미술, 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최고의 인재들이 요구된다. 더불어 인성을 겸비해야 한다. 가끔 TV를 보면서 인기가 많던 배우들이 보이지 않고, 미모도 탁월하지 않고 별로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닌데 오래도록 출연하는 경우를 본다. 그 후문에는 인성이 좋아서 감독이나 피디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이 분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긍정적 사고와 인사성, 행복한 웃음이 있는 맑은 모습일 것이다. 둘째 딸은 과거 엄마의 교육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한다. “언제나 앞에서 억지로 끌지 않고, 뒤에서 항상 받쳐 주면서 어릴 적 하고 싶었던 것들, 예를 들면 수영, 미술, 발레, 피아노, 첼로 등의 배움과 여행, 좀 더 성장해서는 시의적절하게 개인지도나 학원, 운전, 대학생 프로젝트, 해외여행, 해외 유학 등 그 어떤 것도 ‘하고 싶다’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고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셨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결혼생활을 하는 지금도 거의 모든 주제의 대화가 낯설지 않고 자부심도 있다”고 하였다. 그 당시 어려운 형편에 주변의 비싸지 않은 곳을 선택했고, 학교 방과후교실 등에서 배운 것도 있다. 항상 자녀들의 미래를 장기적으로 바라보고자 했고, 시간이 될 때 자신의 삶을 풍성히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대화와 경험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인성 면에서는 ‘인사하는 습관’을 중요하게 여겼다. 때로는 너무 인사를 많이 해서 경비실 아저씨께 미안할 정도였다.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모가 보여주는 ’삶의 태도‘라고 본다. 자녀에게 부모의 공부하는 모습, 성실하게 생활하면서 타인을 존중하고, 솔선수범하고,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모습 등이 주는 의미는 크다고 본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중점적 요소를 이론으로는 잘 알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고 체화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어떤 ’말‘보다 일관성 있는 기준(基準)을 가지고 ’행동(行動)‘으로 보여주는 것이 자녀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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