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서영숙의 미술세상ㅣ

서영숙 안산환경미술 협회 회장
서영숙 안산환경미술 협회 회장

 

화사한 노랑과 연두가 눈에 들어오는 요즘 고흐의 연둣빛이 화면 가득한 클리시 대로 풍경이 생각난다.

고흐는 1885년 11월, 누에넨을 떠나 벨기에 안트베르펜으로 간다. 다음 해 1월부터 왕립미술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받았다. 안트베르펜을 비롯한 당시 유럽의 미술학교는 석고 데생을 연습시켰다고 한다. 그 당시는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사실적으로 똑같이 그리는 것을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고흐는 그러한 미술교육이 맞지 않아 다시 파리로 간다.

"내가 이처럼 갑작스레 온 데 대해 화내지 않기를 바란다. 생각을 많이 한 뒤에 감행한 일이니까. 정오에, 또는 네가 원한다면 좀 더 일찍 루브르에 도착할게."라는 편지를 보낸 뒤, 동생 테오가 있는 파리로 온다.

테오는 혼자 지내기에도 좁은 집에서 겨우 살고 있었는데, 빈센트가 갑자기 와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 좁은 집에서 3달을 지낸 후 고흐는 클리시 대로에 접하고 있는 르피크가의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된다.

​클리시 대로 풍경(Boulevard de Clichy 1887)은 고흐가 파리에 머물던 1887년 3월과 4월 사이에 그린 작품이다.

그림의 배경이 된 클리시 대로는 몽마르트르 언덕의 주요 거리 중 하나로 당시 파리 들썩이게 했던 르누아르, 쇠라, 시냑, 로트렉 등 많은 예술가가 살고 있었다.

동생 테오와 살고 있던 아파트도 그림의 오른쪽 가장자리를 바로 지나면 있었다고 한다. 클리시 대로는 고흐가 늘 수없이 걸어 다니던 길이었다.

고흐는 파리에 머물던 시기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점묘법으로 자신의 화풍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실험을 했는데 그중 하나가 옅은 색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림의 중앙에 작은 광장이 있고, 대로를 따라 고풍스러운 건물이 늘어서 있다.

잎이 떨어진 두 개의 나무 사이로 보이는 건물이 그 유명한 물랭루즈다.

거리 풍경 이 작품은 고흐가 어두운 갈색 풍의 그림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화사하고 밝게 그린 것으로 짧은 선으로 가벼운 스케치처럼 그림을 그리는 인상파의 전형적인 화풍에 영향을 받은 것을 보여준다. 파스텔톤의 1887년 파리의 봄이 내게 왔다.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