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한준 前 경기도의회 의장 인터뷰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프트 리더십’이 최근 각광받는 시대다. 인터뷰를 위해 만나 본 송한준 전 경기도의회 의장은 소프트 리더십 유형의 사람이었다. ‘빨리 끓고 식는 냄비형’ 유형의 사람처럼 한 순간에 사람을 매료시키는 매력은 없었지만, 특유의 진중함과 감성적 메시지로 상대를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었다. 게다가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 의장 출신이라는 이력이 설명해주듯 상당한 정치력과 정책 능력 또한 겸비하고 있었다. 송 전 의장은 경기도의회 의장과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산시를 인구 100만의 거대 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송한준 전 경기도의회 의장은 경기도의회 의장과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산시를 인구 100만의 거대 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송한준 의원 제공
송한준 전 경기도의회 의장은 경기도의회 의장과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산시를 인구 100만의 거대 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송한준 의원 제공

 

다음은 송 전 의장과의 일문일답.

▲ 본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 의장이자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3선 도의원 송한준이다.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는 한국해양연구원에서 23년 동안 근무했으며, 노조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친절한 한 마디는 짧지만 그 울림은 끝이 없다’는 마더 테레사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타인에게 봉사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 더 낮은 자세로, 더 많이 소통하며 울림이 큰 정치를 펼치고자 한다.

▲ 정치에 입문하시기 전 해양연구원으로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연구원 활동을 하시다 갑자기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

한국해양연구원에서 23년간 근무하며 노동조합 활동을 지속했고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당시 우리 노조는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었고 특히 무료급식 봉사를 하면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나마 약한 사람을 보호하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며, 배려하고 희생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정치라는 것이, 막연했던 어릴 적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겨졌기 때문에 그 길을 걷게 되었다.

▲ 3선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하셨다. 이에 대한 소회를 밝히신다면.

‘신뢰’는 정치인의 기본 덕목이자 가장 중요한 가치다. 12년 동안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키며 도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의장 재임 당시 ‘약속을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 천명하고, 의원들의 공약을 함께 지키는 데 주력했다. 142명 전체 의원의 공약 4,194건을 집대성해 공약집을 만들고 정책화함으로써 도청과 도교육청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2019년과 2020년 본예산에 853건의 정책공약이 실현됐고, 총 18조4,507억 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이에 앞서 경기도의회 예결위원장을 역임한 ‘예산전문가’로서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합리적으로 예산을 심의하고, 법정시한을 앞당겨 예산안을 확정시키기도 했다.

안산 시정을 이끌어가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될 값진 경험들이다.

사진2: 송한준 전 경기도의회 의장이 상록수역 앞에서 ‘대선 승리’ 출근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송한준 의원 제공
사진2: 송한준 전 경기도의회 의장이 상록수역 앞에서 ‘대선 승리’ 출근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송한준 의원 제공

 

▲ 12년간 도의원으로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입법활동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아무래도 10대 전반기 의장이 되어 도민과 지역을 두루 살피며 폭넓은 의정활동을 펼쳐온 점이 기억에 남는다.

의장으로서 가장 신경 쓴 부문은 ‘현안’과 ‘현장’이었다. 때를 놓치지 않고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했고, 문서보다는 현장을 신뢰했다. 높이 평가할만한 의정 성과는 모두 현안과 현장 중심의 의정 철학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다.

2020년 전국 17개 광역의회 최초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안’을 마련하고, 긴급 추경안을 통과시킨 것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이다. 경기도는 의회가 마련한 근거 조례를 기반으로 재난기본소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도민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신속히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가장 필요할 때 가치 있게 편성된 예산만큼 가성비 높은 지원책은 없다. 재난기본소득은 의회와 집행부가 손잡고 노력해 만들어 낸 소중한 결과물이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 1년 동안 활동하며 중앙과 광역의회 간의 소통에 앞장서고 지방자치법 개정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지방분권 TF회의’를 구성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수정건의안을 마련하고, 전국 17개 800여 의원들이 한데 모여 결의함으로써 32년 만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라는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 전국 광역의원 단위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했다는 것도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성과이다.

▲ 3선의 경기도의원 활동을 마무리하고 올해 지방선거에선 시장직에 도전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아시다시피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우리 안산은 현재 큰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80만을 눈앞에 뒀던 인구는 계속 줄어든 후 뚜렷한 회복세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고 경제의 축인 안산스마트허브는 복합적인 어려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악재로 인해 소상공인 또한 하루하루 힘들게 버텨내고 있다.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안산시는 이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안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분석 그리고 그에 맞는 대안 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지만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전국 최대 광역의회 의장으로서의 거시적 안목과 12년 의정활동을 통한 풍부한 경험 그리고 40여 년 가까운 안산시민으로서의 정주성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시장이 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

▲ 민주당 내에서도 많은 분들이 출마를 준비하시고 있다. 당내 경쟁자들에 비해 본인만이 갖고 계신 강점이 있으시다면.

경기도의회 3선 도의원으로서 의장과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쌓아온 탄탄한 경력과 정치·행정 전문가로서의 실무역량을 저의 강점으로 꼽는 분들이 많다.

10년 넘게 도의원으로 재직하며 예결위원장과 의장을 역임했고, 의장 재임 당시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전국 17개 광역의회 간 연대에 앞장서며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정치·행정 전문가로서의 소양도 지속적으로 길러 왔습니다. 도의원이 되기 전 한국해양연구원에서 23년 동안 근무하며 노조위원장을 꾸준히 맡았고, 의원이 되고 나서도 의정활동과 연구를 병행한 결과, 지난 10월 단국대학교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일할 때는 꼼꼼하고 냉철하지만, 사람을 대할 때는 따뜻하고 넉넉하다. 경험과 전문성에 따뜻한 인간미를 더해 길러 온 ‘포용적 리더십’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이 연말연시를 맞아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의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송한준 의원 제공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이 연말연시를 맞아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의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송한준 의원 제공

 

▲ 정치인으로서 현재 안산시의 모습에 대해 진단하신다면.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현재 우리 안산은 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 절망하기엔 이르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합니다. 이제는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안산은 ‘100만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루어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안산은 시흥과 경계에 있는 신길동, 시흥과 광명에 인접한 수암동, 군포·수원과 접해있는 반월동·사사동 등 3곳의 거점에 문화·복지·주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신길동에 반월공단 4차 산업과 연계하는 대기업 유치, 반월동·사사동에는 주변 도시와 연계하는 주거·문화·교육 공간 등이 대안일 수 있다.

안산은 할 일이 정말 많은 도시아다.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폭넓게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수이다. 하지만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다. 이젠 바꿔야 한다.

▲ 오래전부터 안산시의 인구감소 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고, 수많은 전·현직 시장들이 인구 감소 해결을 약속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 송 의원은 인구 감소 해결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갖고 계신가.

거시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순히 아파트만 더 짓는다고 인구가 늘지는 않습니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첫째, 현재 살고 계신 시민들이 더 이상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둘째, 외부에서 살던 분들이 우리 안산시로 넘어오도록 해야 하며 셋째, 출생율을 높일 수 있는 정책들도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신길동, 안산동, 반월동 개발계획과는 별도로 다양하고 종합적인 계획들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안산 경제의 축인 안산스마트허브의 구조화 작업은 필수적이며 교육환경 개선도 매우 시급한 문제이다. 또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정책들도 연구돼야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자면 교통과 부동산 정책을 다듬어야 한다. 먼저, 편리한 교통은 효율적 행정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가정과 직장, 사람과 사람을 잘 연결해야 도시에 실질적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현재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안산이 포함되긴 했지만, 광역교통망의 밑그림이 나왔을 뿐 현시점에서 역세권 개발 방향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중요한 건 시민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개발을 지향해야 한다.

이미 안산시는 고속도로, 광역도로, 광역철도가 연결돼 있다. 안산시 광역도로망의 효율적 운영관리에 힘쓰면서, 교통수요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역 교통환경에 맞는 안전 증진 정책을 내놔야 합니다. 아울러 원활한 교통흐름과 편리한 교통체계가 지역발전으로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부동산 정책이다.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은 ‘가격안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부지개발은 중요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불확실한 투자정보로 투기를 조장하는 일이 없도록 하되, 안산이 ‘스마트시티’로 도약하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도록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야 한다. ‘팔기 좋은’이 아니라 ‘살기 좋은’ 안산이 돼야 지역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 송 의원의 대표적인 공약은 무엇인가

지금 시점에서 공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아 간략하게 말하겠다.

우선, 안산 경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안산스마트허브를 중심으로 ‘제2의 안산혁명’이라고 할 만한 공단 현대화가 진행되어야만 첨단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현실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수십 년간 갖춰 온 탄탄한 공단 인프라와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현대화 과정을 거쳐 준비해야 한다. 이미 대부도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특구 사업과 수소시범도시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공단을 활성화해 ‘제2의 안산혁명’을 일으킨다면 인구가 유입되고 재정이 증대되며 자연스럽게 도시가 발전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낙후된 안산 이미지를 벗되 수도권 대표 공업도시의 강점은 확보하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갈 ‘원조 뿌리도시’라는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경제가 돌고’ ‘사람이 오는’ ‘미래형 산업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공약들을 하나하나 제시해 나가겠다.

▲ 시장에 당선되신다면 ‘민선 8기 송한준號 안산시’는 어떤 모습일 것이라 내다보는가.

안산시 지역발전을 위한 저의 비전은 ‘청렴도시 구축’, ‘주체적 시민참여 지원’, ‘제2의 안산혁명 실현’ 등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먼저, 청렴을 공직기강 전면 쇄신을 넘어 지역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 캠페인 등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다. ‘청렴 도시’란 서로 믿고 살 수 있는 안전한 도시를 의미합니다. 시민 개개인이 체화한 청렴을 지역문화로 정착시킴으로써 범죄율을 낮추고 불신의 벽을 허무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주체적 시민참여 지원이다. 지난해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이 개정됐다. 누구보다 앞장서 목소리를 높였던 당사자로서 그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의 핵심은 주체적인 시민들의 참여입니다. 이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들을 만들고 시행하겠다. 앞서 설명한 시민 중심의 자원봉사 기반 마련 등도 포함될 것이다.

셋째, ‘제2의 안산혁명 실현’이다. 안산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공단이 활력을 잃으면서 인구가 줄어들기만 할 뿐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 방향성을 갖고 성장동력을 이끌어 내지 않으면 시민이 누리는 삶의 질을 높이기 어렵다.

‘민선 8기 송한준호’는 ‘더불어 함께, 멀리가는’ 배가 될 것이다. 개별 정책은 작고 사소할 수 있어도 그 정책이 지역사회 곳곳에 미치는 파장은 길고 변화는 크기 때문이다. 다수가 고르게 혜택을 보는 정책도, 법망의 사각지대에서 힘들어하는 소수를 위한 정책도 모두 고르게 귀하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차곡차곡 준비해 나가겠다.

▲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모두가 힘든 시기에 새해를 맞았다. 미소와 덕담으로 서로를 보듬으며 어려운 시간을 함께 이겨내기를 바란다. 새해에도 작은 목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사소한 일 하나도 소홀히 처리하지 않는 따뜻한 정치인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더 낮은 자세로, 더 많이 소통하며 울림이 큰 정치를 펼치고자 한다.

해양연구원과 직업정치인으로서 평생을 갈고 닦아온 역량을 안산발전을 위해 쏟아붓고자 한다.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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