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교육 칼럼ㅣ

정인숙 교육학 박사, 특수교육 전공
정인숙 교육학 박사, 특수교육 전공

최근 베스트셀러 중에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되돌아보고, 일상적인 태도(態度) 및 사고(思考)를 정리해보도록 하는 책들이 눈에 띈다. ‘마크 맨슨’의 「신경끄기의 기술」,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당신은 사람 보는 눈이 필요하군요」 ‘자크 아탈리’의 「언제나 당신이 옳다」 등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거나, 어떠한 주위의 평가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하고, 용기를 주면서 자기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다독이고 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옆집 아이와 비교되고, 성적순으로 취급을 당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누구는···,?’ ‘부모는···’, ‘남편은···’, ‘아내는···’ ‘자식은···’ 등을 언급하며 자기의 성취나 향상도 등을 중심으로 판단하기보다는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행복(幸福)과 불행(不幸)을 맛보며 기쁘고, 슬프고, 아파했다.

가끔은 가족, 직장 등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명령이나 심지어 폭력 같은 지시를 듣기도 하고, ‘자신과 생각이 같지 않다’는 이유로 아무렇지도 않게 ‘틀렸다’는 가정 하에 혼쭐이 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로는 별로 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에도 분명한 ‘Yes’와 ‘No’를 강요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상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지속할 때도 어떤 사안의 결정 기준은 나의 생각이나 필요성보다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에 무게를 두게 되고 설령 본인의 생각으로 결정하여 진행하고 있다 하더라도 누군가 옆에서 한마디씩 툭툭 던지면, 별로 의미 없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결정을 믿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로는 결정(決定)장애, 선택(選擇)장애 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사용되기도 한다.

2021년 세계 인구는 78억 7,496만 5,732명이며, 한국은 28위로 5,182만 1,669명이다. 이 인구 중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하면 모두 다 얼굴이 다르다. 세계의 얼굴이 약 78억 개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모두 다른 유전자로 이 땅에 태어나서 크게는 나라와 역사, 문화, 자연환경, 인위적 환경이 다르고, 작게는 온갖 인간관계와 의·식·주, 가정 환경, 가족 수, 성향, 성격 등 셀 수 없이 많은 서로 다른 상황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한 옳고 그름을 자신의 생각과 잣대에 의거하여 판단한다면 이 세상에 옳은 사람은 ‘한사람’ 그 자신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크게 관계없이 살아가는 사람보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상대방을 더 판단하고 간섭하고 비아냥거리고 비웃고 업신여기며 힘들게 한다. 어쩌면 친절하고 착하고 순종적인 사람일수록 함부로 대하고 마치 소유물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것 같다. 남녀관계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 연예할 때는 서로 조심하고 상대편에게 맞추려고 애를 쓰지만 결혼을 한 이후에는 ‘잡아 둔 물고기’라는 말이 있듯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면서 모든 행동을 맞추기를 강요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갈등(葛藤)을 조장하고 심지어 이혼까지 이르게 된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갈등(葛藤)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일단 자신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表現)이 필요하다. ‘그런 행동은 내가 싫으니 하지 마세요’ ‘Dont’ touch me’ ‘내가 좋아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난 이것을 싫어합니다.’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상처를 받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으므로 잘못한 사람은 없는데 상처 받은 사람만 있을 수도 있다.

반면 스스로 너무 친절할 필요도 없다. 그 친절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고 친절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우리는 마음이 약해서 자꾸 상대 관점에서 최선이기를 바라고 그렇게 하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스스로 지쳐버리고 원망스러울 수도 있다.

정신과 전문의 유은정은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는 저서에서 ‘만약 서운한 감정이 들 것 같으면 미리 당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라∼ 더 심각해지기 전에 혼자만의 노력을 멈추고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제 당신은 상처를 주는 관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미덕(美德)이라고 생각해 왔고 그렇게 살아왔다. 물론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자기 자신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지난 후, 너무 후회하거나 한(恨)이 서린 삶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누구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거나, 강압적인 지시를 하거나 어떠한 테두리 안에 꽁꽁 묶어 두지 못하도록 가까운 사람일수록 평소에 나의 성향과 호(好)·불호(不好)를 자주 표현함으로써 의사소통을 통한 긍정적인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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