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서영숙의 미술세상ㅣ

서영숙 안산환경미술 협회 회장

비는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고 감성적으로 만든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가만히 앉아 빗소리를 듣거나 창밖을 내다보며 풍경을 감상하고 차를 마신다. 늘 같은 풍경인데도 비에 젖은 모습은 사뭇 아름답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받는 느낌이다.

20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차일드 하삼 (Frederick Childe Hassam 1859-1935)은 미국 미술계에 프랑스 인상주의를 도입한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는 프랑스 유학 시절 인상주의 화가들과 모네 화풍에 매료되었고, 색채와 빛의 감각에 대한 표현법을 익히게 된다.

인상파 화가들로부터 배운 감성적인 붓 터치와 비에 젖어 비친 그림자처럼 몇 가지 색채만으로도 고도의 기법을 요구하는 날씨에 관한 독특한 개성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는 해변과 도시 풍경을 많이 그렸는데 그중에서도 미국 작가라서 인지 뉴욕의 거리, 특히 유난히도 비 내리는 도시 풍경을 많이 그렸다.

그도 비 오는 날이 더 끌렸나 보다.

 

그의 작품 <비 오는 날의 5번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비를 피해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걷는 여인, 우왕좌왕 바쁘게 총총히 걸어가는 사람, 한 손으로 우산을 쥐고바삐 비를 피해 목적지로 향하는 사람들, 비 오는 거리 속을 달리는 마차, 우산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 바람에 흩날리는 치맛자락 등그의 그림 속엔 이렇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그래서일까? 그의 그림은 따뜻하고 사람 냄새가 난다.

거친 듯 속도감 있게 그려낸 작품은 자세히 묘사는 안 했으나 그 풍경이 그대로 느껴진다.

유월 말이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리는 이 한해

비 오는 날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고 인적이 드문 전시장을 찾아 온전히 혼자만이 오롯이 작품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리시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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