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문화재단 “연말까지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

지난 2018년부터 3년째 지지부진한 안산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마침내 올해 매듭지어질 조짐이 보이면서 지역사회와 안산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박민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지부 안산문화재단 분회장이 안산시청 앞에서 안산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오만학 기자

 

지난 2018년부터 3년째 지지부진한 안산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마침내 올해 매듭지어질 조짐이 보이면서 지역사회와 안산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21일 안산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안산시 문화예술과와 안산문화재단은 지난 10일 안산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 ‘올해 연말까지 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실시하겠다’고 보고했다. 지난 2018년 문재인정부 출범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요구가 일어난 이후 3년 만에 비로소 구체적인 정규직 전환 시점을 밝힌 것이다.

이처럼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 측이 3년 만에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행동을 보이게 된 데에는 문화재단 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과 안산시의회 의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산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달 초 윤화섭 안산시장으로부터 ‘정규직 전환’ 요구를 위한 면담을 거절당한 이후 같은 달 14일부터 안산시청 정문 앞에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1인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시의회 차원에서도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2021년도 행정사무감사’를 활용해 김정아 안산시 문화예술과 과장과 김미화 안산문화재단 대표를 상대로 지지부진한 안산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따져 물었다.

특히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은 지난 9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 측에 이튿날인 지난 10일까지 구체적인 정규직 전환 시점을 못 박아 올 것을 요구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산시-문화재단 핑퐁게임에…3년을 ‘허송세월’

장기간 지지부진했던 문화재단 비정규직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자 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둘러싼 지난 3년간의 시간들이 지역사회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지부 안산문화재단 분회(이하 분회)에 따르면 현재 안산문화재단 내에는 미화 13명·시설 11명의 총 24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안산문화재단은 안산시 출자출연기관으로서 2018년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2단계 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 대상기관에 포함돼 정부와 지역사회로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요구를 받아왔다. 당시 안산문화재단 직원들의 인사를 총괄하는 담당 부장 역시 정부의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곧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는 것이 분회의 주장이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안산문화재단 측은 돌연 “올해는 어렵고 내년에 실시하겠다”고 말을 바꿨고, 이듬해인 지난 2019년에도 또 다시 “올해에는 정규직 전환이 힘들다”고 미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결국 그 해 9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노조를 결성하게 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는 데까지 이르자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 측은 지난해 6월 부랴부랴 ‘노사전(노동자+회사+전문가) 협의회’를 구성해 문화재단 비정규직 사태를 해결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현재 노사전 협의회가 6차까지 진행돼 오는 동안 실질적인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시간만 끌어왔다는 게 분회 측의 설명이다.

다만 안산문화재단 측은 “그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꾸준히 역할을 다 해오고 있던 와중에 이 문제가 이번에 수면 위로 떠올라 급물살을 타게 된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잃어버린 3년…비정규직 직원들 처우는 날로 피폐해져만 갔다”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3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해버린 동안 안산문화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날로 피폐해져만 갔다.

특히 노동자들이 소속된 용역업체가 올해에만 세 번이 바뀌었을 정도로 노동자들은 늘 ‘고용불안’이라는 살얼음판 위에서 살아가야만 했다.

박민근 분회장은 “지난 2009년에 문화재단에 입사했는데, 그동안 용역업체가 무려 15번이나 바뀌었다”면서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계약은 갱신됐고, 노동자들은 늘 고용불안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재정적인 압박에도 시달렸다.

박민근 분회장은 “지난해 7월 문화재단 측이 ‘코로나19’로 공연이 없어졌다는 핑계로 시설직 직원들의 봉급에 포함돼 있던 시간외수당을 환수해 갔고, 연차수당 역시 연차 사용 시 봉급에서 수당을 제했다”면서 “특히 올해 같은 경우에는 임금기준이 ‘월급제’가 아닌 ‘일당제’로 바뀌고, 법정공휴일을 ‘무급’으로 바꿔버렸다”고 호소했다.

이경애 더불어민주당 안산시의회 의원(비례대표)은 “안산문회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문제에 있어서는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의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면서 “시의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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