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신현승 칼럼ㅣ

신현승 자유기고가

최근 안산시가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내려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냈다는 소식이 있었다. 참으로 잘 한 일이라 생각한다. 본인들이나 해당 업체들에게는 다소의 불편함과 손해(?)가 있어 보일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확산과 큰 손실을 미리 차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과 공포감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다. 더구나, 여러 가지 백신이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현상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지만 언제나 인간사가 그러하듯, 방심은 참담한 결과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이 병마(病魔)는 참으로 무서운 녀석이어서, 그 사회 구성원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그들의 사회적 교류를 막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시라도 빨리 이 지구상에서 퇴출시켜야 하는 녀석이다. 그리고, 아직 백신 보급률이 그다지 높지 못한 상황에서 2차, 3차 확산 유행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런 상황에서 안산시가 행정의 그림자와 같은 외국인 노동자를 우선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했다는 것은 좋은 행정명령의 본보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외국인 차별의 소지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차별과 차이는 다르며, 상황에 따른 적절한 조치는 사회의 추진력에 꼭 있어야 하는 요소다. 더구나, 그저 그런 이슈가 아닌, 우리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이것을 외국인 차별 등으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이 질병으로 인해 우리 사회와 전지구가 받은 피해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만큼의 천문학적 액수일 것이다. 수많은 항공사, 해운사, 관광업, 서비스업 등이 궤멸적 타격을 입었고, 그 여파로 인해 다른 경제적 타격도 그 어느 경제적 쇼크보다 크게 받은 상태다. 현재 이슈의 중심 자체가 경제 동향이 아니어서 미디어가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 않을 뿐, 이미 회복이 불가능한 정도의 업체들도 부지기수다. 그 뿐인가? 전쟁이 나도 돌아가던 교육마저도 근 1년간 마비된 상태였으며, 요식업계의 어려움은 특별히 언급하지 않아도 이해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에와서 새삼이겠지만, 이 코로나 19라는 것이 중국에서 최초로 소식이 들려왔을 때 초기 대응을 잘했더라면 어땠을까? 단기간의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입국금지령을 내렸다면 어느 정도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그 당시야 손해를 볼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사회에 바이러스가 만연한 상태는 아니지 않았을까? 그 이후에 K-방역이니 뭐니 해서,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동원했는데, 그 비용이나 손해를 생각하면, 그 쪽이 더 경미한 피해로 넘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게 봉쇄를 했더라도 일부는 우리 사회로 유입이 될 수 있었겠지만, 숫자가 적은만큼 초기에 추적 그리고 진압을 할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사건은 그야말로 전국민이 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게 만든 그리고, 1년 넘게 인류를 둔화시키고 있는 대사건인데, 초기 대응은 그런 정도의 대응이 못되지 않았나 하는 말씀이다. 재앙은 불씨와 같아서 초기에는 그래도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지만, 그 불이 커지게 되면 정말 겉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인데, 우리 사회가 조금은 그런 모습이지 않았나 하는 말씀이다. 물론, 다른 강대국 눈치도 보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지만, 생존권에 관련된 일은 그 어떤 외교적 문제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견해다. 죽고 사는 문제에 무슨 외교적 관계에 대한 고려가 있을까?

세상만사가 모두 유비무환이다. 지나치게 강박적으로 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안전과 생명에 관련된 일이라면, 그것은 조금 더 선견지명을 가지고 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아무래도 위정자(爲政者)들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라고 그 투표지에도 도장을 찍은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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