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밖 차상위 계층을 돕는 일, 우리모두 함께 해요"
8년째 나눔과 기쁨 길거리 모금...대부분 목사들 동참
개미 군단 후원자 700여 명, 이동 통장 등 나누미 활동
설전에 차상위 소외 계층에 '사랑의 쌀' 전달하고 위로
안산튼튼병원 MOU 체결해 30여명 인공관절 후원수술
미얀마 쓰나미 콘테이너·우간다에는 암소 80마리 전달

라용주 (사)나눔과 기쁨 안산 연합회장은 늦깎이 목회자로 나서 어려운 이웃과 동행하는 목사다. 어릴적 할머니와 어머니가 가난한 이웃에 밥상을 차려 주던 모습을 보고 큰 감회를 받았다. 그는 이를 계기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제도권 밖 차상위 계층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8년째 이어지고 있는 '길거리 모금' 행사는 그래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 운동은 목회자가 동참하고 통장 등 나누미 활동가가 팔을 걷어 붙이고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일명 개미군단으로 꾸려진 활동가들은 지금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했다. 안산튼튼병원과 연대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인공관절 후원 수술도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얀마나 우간다 등 외국까지 그들의 봉사 열기는 꺼질줄 몰랐다. 나눔과 기쁨은 차상위 계층의 어려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민간사회 안전망'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이웃은 벼랑끝에 내몰리고 그래서 그들에게 희망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는 설전에 사랑의 쌀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라용주 회장의 눈동자는 그래서 맑고 청아했다. 라용주 회장을 만나 나눔과 기쁨의 의미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라용주 (사)나눔과 기쁨 안산 연합회장은 늦깎이 목회자로 나서 어려운 이웃과 동행하는 목사다. 어릴적 할머니와 어머니가 가난한 이웃에 밥상을 차려 주는 모습을 보고 큰 감회를 받았다. 그는 이를 계기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제도권 밖의 차상위 계층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라용주 회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환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 있다.

 

Q나눔과 기쁨은 어떤 단체인가.

나눔과 기쁨은 차상위 계층의 어려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민간사회 안전망이라고 보면 된다. 제도권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주변의 이웃들을 챙기고 보살피는 단체다. 전국적인 단체인데 특히 안산이 다른 도시에 비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나눔과 기쁨 중앙회에서 부이사장(사무총장)을 맡고 있어 다른 도시의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나눔과 기쁨이 이토록 발전하고 영역을 넓히게 된데는 여러 목회자와 통장 등 나누미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어찌보면 이런 봉사 단체가 없는 사회가 '최고의 낙원'이라고 볼수 있지만 세상이 그리 고르지 못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Q단체의 탄생과 참여인사가 궁금하다.

2006년도부터 사랑 나눔의 단체는 탄생했다. 당시는 이민근 전 안산시의회 의장 등 정치인 등이 참여했다. 홍장표 전 국회의원, 김명연 전 국회의원, 송진섭 전 시장 등 안산지역 유명 인사들이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줬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지만 안산은 특히 저소득층이 많았다. 제도권 밖에 있는 차상위 계층도 비교적 그렇다.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한다는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나눔과 기쁨에 참여하는 인사들의 동참이 있었다. 정치인들이 동행하면서 힘을 보탰다. 그러나 특정인을 위한 단체는 절대로 아니다. 말로 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온 진정성 있는 인사들이 많았다.

Q어떤 분들이 주축이 돼서 봉사를 하고 있나.

대부분 목사인 목회자들이라고 보면 된다. 목회자는 정파를 초월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려는 순수한 목회자들이다. 그래서 존경을 하고 있다. 목회자는 대략 100여명이 있고 이동 통장 등 순수한 이웃 주민들도 상당수 있다. 일종의 나누미들인데 봉사정신의 열기는 상상을 뛰어 넘을 정도다. 모두 합쳐서 700여명의 나누미가 나눔과 기쁨에 동참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너무나 고마운 분들이다. 개미군단으로 표현하는데 매월 5천원에서 1만원을 후원하고 있다. 어떤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순수한 자세에서 출발했고 과정 또한 마찬가지다.

Q차상위 계층에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있나.

누구나 힘들다고 노크하면 우리는 외면하지 않는다. 나눔과 기쁨 사무실에 직접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구청이나 동주민센터, 복지관 등에서 추천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반찬 도시락이나 의료서비스 장학금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있다. 쌀이나 식자재도 전달하고 있다. 400~500여 가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반찬 도시락은 주 2~3회 정도 전달하고 있다. 방학때는 숫자가 차이가 있다. 배달 또한 목회자들이 직접 하고 있다. 사랑의 쌀 전달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Q길거리 모금도 하고 있는데.

매년 연말인 12월에 하고 있는 연례 행사다. 8년째 하고 있는 길거리 모금은 선부동 동명상가와 본오동 롯데마트 기린 약국 앞에서 하고 있다. 12월1일부터 말일까지 목사님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서로 조를 편성해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12월에는 1500만 원 정도를 모금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국면에서도 시민들이 열정을 보내준데 대해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어느 누구랄 것 없이 봉사하고 힘을 보태주고 있는 분들이 있기에 포근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라용주 (사)나눔과 기쁨 안산 연합회장이 제도권 밖에 있는 차상위 계층의 어르신을 방문해 사랑의 쌀을 전달하고 있다. 라용주 회장은 어려울수록 이들의 힘겨움은 커져만 간다고 안타까워 했다.

Q길거리 모금은 누가 참여하나.

그것 또한 목회자들이 대부분인데 이번에는 안산 광덕회 회원들도 대거 참여했다. 나름 안산에서 내로나 하는 분들이 봉사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에 감동하는 분들이 많았다. 앞으로도 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은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모금한 성금은 현금이 아닌 쌀을 구입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모금한 기금은 설날 전에 사랑의 쌀을 구입해 차상위 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나눔과 기쁨은 매년 11월에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김장 2500kg을 담가 차상위 계층 250 가정에 전달했다. 모두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보람이라 고 생각한다.

Q남을 돕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나는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주변의 이웃을 돕는일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어린 눈으로 이웃들에게 밥상을 차려주고 맛있게 먹는 얼굴을 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짓는 할머니와 어머니를 보았다. 그래서 나도 이 다음에 배고픈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 아주 작지만 실천하는 첫 단계라는 믿음으로 나눔과 기쁨을 이끌고 있다. 아직 부족함은 있다. 좀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치료비가 없어 고민하는 사람들도 보았다. 그래서 안산튼튼병원과 MOU를 체결해 30여명에게 인공관절 후원수술을 해준 적도 있다. 모두 감동의 순간이었다. 안산튼튼병원에도 감사함을 전한다.

Q지역아동센터도 운영하고 있는데.

그렇다. 2005년에 서울 대방동 보라매 근처에서 살다가 목회를 위해 안산으로 내려왔다. 아동센터 이름도 보라매라 지었다. 생각보다 안산은 어려운 가정들이 많았다. 그래서 공부방 형태의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지금의 보라매 교회도 개척했다. 당시 아내(지역아동센터 시설장)와 신도 등 3명 지역 주민 섬기는 봉사를 시작했다. 2007년에 안산시에 등록하고 지금은 49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보람도 있다. 이곳을 거쳐간 아이들 중에 4명이 동산고를 졸업하고 작년에 한명이 또 입학했다. 이들에게는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큰 인물로 자라기를 바라고 있다.

나눔과 기쁨이 2020년 12월 길거리 나눔 행사를 하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 봉사단체는 길거리 모금 행사에서 15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았다고 밝혔다. 나눔과 기쁨은 설 전에 사랑의 쌀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Q늦깎이로 목회자가 됐다는 말을 들었다.

서천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대방동으로 이사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제대로된 공부를 하지 못했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마쳤다. 당시 나이가 30대 중반이었다. 방통대를 입학했지만 여의치 않아 1학년때 중퇴하고 1999년에 서울 장로신학대에 입학해 2005년에 졸업하면서 목사가 되었다. 내가 어릴적 다니던 서천 한산성실중학교가 그리웠다. 그래서 이 중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해 주기도 했다.

나눔과 기쁨이 미얀마 수재민을 위한 사랑의 집 짓기 행사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미얀마에 암소 80마리도 전달했다.

 

Q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

수년전 미얀마에 쓰나미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본 적이 있다. 너무나 마음 아픈 모습을 봐야 했다. 당시 여러분들과 힘을 합쳐 컨테이너 5개와 생필품을 위문품으로 전달했다. 그들은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우간다에도 암소 80마리를 건네기도 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행복이다. 어찌보면 스릴 넘치는 일이다.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아내는 지역아동센터 시설장으로 일하고 있다. 큰 아들은 대학원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있고 작은 아들은 아빠의 뒤를 이어 신학 대학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어려울수록 힘을 합해 동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그럴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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