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시민기자칼럼ㅣ

신도성 시민기자

지난 11일 오후 3시 40분, 은행 일처리를 하러 00은행 00지점에 갔는데 밖에 ATM기기만 있고 은행입구는 셔터가 내려졌다. 그날은 금요일이고, 마감시간이 아직 남았는데 의아하게 생각하며 부착된 안내문을 보니 12월 8일부터 28일까지 3주간 금융기관의 문을 30분 늦게 열고 30분 일찍 닫는다고 게시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적용에 따라서 업무시간을 단축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것이 은행 업무단축의 연관과 어떤 이유로 연계되는지 명시되지 않아서 은행의 업무시간 단축을 모르고 방문했던 사람들 몇 분은 기다리다 발을 돌리면서 투덜거렸다. 나는 우선 인터폰으로 호출했고 한참 후에서야 직원이 응대하기에 사정을 얘기하고 업무처리를 요청하였다. 처음에는 다음 주에 다시 은행을 방문하면 된다고 마치 남 얘기하듯이 완강하게 거절하던 직원의 태도는 그리 친절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참고 간곡하게 요청하는 나의 태도에 직원은 통장을 받아들고서 들어가서 업무를 해결해 주었다.

일련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나는 원하는 업무를 처리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은행에 대해서 고맙다는 생각보다 아쉬운 마음이 앞섰다. ‘금융산업 사용자 협의회’와 ‘전국 금융산업 노동조합’이 무슨 권한으로 은행을 키워준 고객을 이처럼 무시하고 은행의 업무시간을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가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평소에는 은행이 예금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아니면 대출해가라는 문자들을 시도 때도 없이 보내면서도 정작 업무시간 단축과 같이 고객에게 반드시 필요한 안내문자는 보내지도 않았다. 코로나 펜데믹과 은행의 업무시간 단축은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은행은 사전 통보도 없이 업무시간을 단축하면서 은행과 직원을 먹여 살리는 고객과 자영업자는 왜 더 힘들어져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코로나 펜데믹 불황속을 겪는 어느 중소기업에서 출근과 퇴근시간을 줄여야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회사직원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쯤 된다면 은행과 은행직원 노조와 같은 강자의 횡포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코로나의 어려운 시기를 깜깜한 터널을 지난다고 국민 모두가 참고 견뎌야 한다고 생각하는 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정부에서 노력하고 있으니 코로나의 빠른 종식을 위해서 우리가 불편하더라도 참고 협조해야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금년 초부터 어려움을 참고 견뎌왔다.

은행이 해오던 공적 업무가 줄여들고 수수료를 챙기는 수익사업에만 치중하는 태도에 대한 불만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솔직히 표현하면 불만의 정도가 점점 더해서 천정을 뚫더니 하늘을 찌를 기세이다. 대표적인 예로 연말마다 푸짐하게 나눠주던 새해 달력과 가계부도 배부하는 숫자가 줄어서 귀하신 몸이 된 은행달력을 구하려면 종종 허탕을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차라리 은행보다는 새마을금고와 지역신협과 같은 제2금융기관에는 비교적 여유가 있어 보인다. 은행에서 발행하는 예금거래내역서 서류도 본인의 거래내역인데 고객은 은행에 적지 않은 수수료를 내야만 한다. 모든 공적서비스조차 대부분 수수료를 부과하고 수수료 부고하는 비중을 점차 늘리는 은행은 공적업무를 비례해서 줄이고 있다. 은행이 어려울 때마다 혈세로 조성된 천문학적 숫자의 공적자금을 지원했던 사실을 기억한다면 이러한 은행의 응대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은행에는 청원경찰이 배치되어 있어서 출입하는 고객이 마스크 썼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창구들도 칸막이 설치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시간을 왜 단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특별히 은행만 다른 장소보다 코로나 감염에 취약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돈이 코로나를 전염시키는 매개체가 되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시킨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 중요한 사실은 운영시간 단축과 같은 불편이 있다면 사전에 문자로 고객에게 알려주어야 돈보다 소중한 시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코로나의 조기 종식을 위하여 국민의 협조를 구한다는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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