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여 원 예산으로 식재, 대부분 죽어 재시공
유기물 부족하고 척박한 토양에 배수도 불량
자작나무 식생환경 조사·자문 거쳤지만 '허사'
긴 장마 원인 분석...11월까지 하자보수 완료

안산시가 화랑유원지 명품화리모델링 차원에서 '자작나무 숲 공사'를 추진 중인 가운데 시공사가 식재한 자작나무 상당수가 고사한 사실이 알려져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자작나무 숲 공사 시공은 비엠에스 건설(대표 박정규)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최제영 大記者

[단독] 안산시가 화랑유원지 명품화리모델링 차원에서 '자작나무 숲 공사'를 추진 중인 가운데 자작나무 상당수가 고사한 사실이 알려져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지난 2019년 9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4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 유휴녹지에 자작나무 1226주 등 3 종류의 나무를 식재했다.

유휴녹지에는 자작나무 외에도 나무수국 390주, 흰말채나무도 함께 식재했다.

자작나무 숲 공사 시공은 비엠에스 건설(대표 박정규)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1100여 평의 유휴녹지에 자작나무 숲을 조성해 도시미관 향상과 화랑유원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숲 조성 공간 주변에는 매트포장(야자매트), 친환경 흙 포장, 파고라 1개소, 평 의자 4개, 그네의자 5개 등 부대시설도 갖추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부터 자작나무 잎이 말라죽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1226주 중에 대다수가 동시다발적으로 고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안산시가 숲 공사 준공 후 전반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안산시, 전문가 의견 반영해 시공과정 철저관리 약속

화랑유원지 유휴부지에 식재한 자작나무가 말라죽어 물의를 빚고 있다. 안산시는 시공업체에 하자보수 재시공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고사된 자작나무를 모두 제거하고 포크레인을 이용해 다시 심기작업을 하고 있는 현장 모습이다. 사진=최제영 大記者

 

앞서 시는 유휴녹지에 대한 조사와 자문을 받은 결과 우려 소견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져 예고된 사고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2019년 6월4일 한국토양자원연구소에 토양 조사 및 자문을 얻은 결과 다수의 문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대상지 150m 지점까지 토양조사 결과 우려했던 뻘층은 없으나 자갈과 쇄석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유기물이 부족한 척박한 토양 다짐으로 배수와 통기가 불량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식재기반 조성 시 3050㎝ 범위 근원 층 토양에 토양개량제 살포 후 경운을 실시해 통기와 배수성을 확보하고 보수력 및 보비력 향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기나무종합병원에도 자작나무식생환경 조사와 자문도 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자작나무는 고산식물로 저위도에서는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수종이다”며 “대상지는 복사열로 기온상승이 심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적응이 빠른 나무 2~3년간 줄기에 녹화마대를 감아 여름철 고온피해 최소화와 상부 멀칭, 영양공급에 철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안산시와 시공업체는 “토양연구소와 나무병원의 조언대로 토사경운 및 성토, 토양 개량제를 넣어 설계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 “b8 설계에 반영할 예정이었으나 가슴높이 직경인 b6으로 줄여 반영하고 녹화 마대를 사용했다”는 해명도 내놨다.

특히 금년에는 사상유례없는 긴 장마의 원인도 한몫을 했다고 말했다.

안산시와 시공업체는 사고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11월초까지 자작나무를 다시 식재하는 등 하자보수를 완료하기로 했다.

한편, “자작나무가 또다시 고사되는 일이 없도록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시공 과정에서의 관리도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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