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성 시민기자

우리가 기다리던 여름이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어떤 사람들은 무더위에 지친 몸을 생각하며 손사래를 치기도 하겠지만, 다른 어떤 사람들은 한여름을 대비해서 만들고 가꾼 몸매를 자랑할 수 있다면서 여름을 고대한다.

우리가 좋아하던지 아니면 좋아하지 않던지 여름은 가까이 와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고 하지 않던 가? 어차피 오는 손님이고 맞이할 손님이라면 소극적으로 피하기보다 친하게 지내거나 아니면 정면 돌파하는 편이 훨씬 낫다.

우리가 아는 시인 정호승은 그의 저서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 마디’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배는 실은 바다를 향할 때보다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가 더 안전합니다.

그렇 지만 항구를 떠나지 않는 배는 배가 아닙니다. 항구를 장식하는 하나의 기물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작은 조각배 일지라도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어야 배이며, 아무리 큰 배라 할지라도 항구에 정박해 있기만 한다면 배가 아닙니다.

우리도 인생이라는 항해를 시작한 이상 항구에 정박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힘들 더라도 바다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 다. 항구는 배가 있어야 항구입니 다. 그런데 배가 항상 항구에만 있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제 막 여름의 초입부분인데 에어컨 바람에 의지하고 에어컨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나약한 모습에서 나 자신과 이웃, 친구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씁쓸한 일이다. 배가 바다의 거친 파도를 무서워하며 항구에 정박해서 닷줄조차 풀지 못하는 모습이 상상으로 그려본다.

어차피 일 년에 한 번 지나가는 무더위의 계절이지 않는가? 무덥지 않은 여름은 거품 빠진 미지근한 맥주 맛처럼 밋밋하고 무미건조하지 않는 가? 차라리 맹물이라도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차갑고 시원해서 목구멍을 넘어갈 때 짜릿함을 마시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초기 팬데 믹처럼 세계적으로 퍼져나가자 사람 들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라고 유태인의 지혜서에 나오는 글을 회자하였다. 우리 에게 코로나의 힘든 시간이 빨리 지나 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말이다.

반면에 즐겁고 행복한 순간은 천천히 지나가거나 시간이 멈추어 영원히 지나가지 않기를 내심 기대하는 의미도 포함된다. 생각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우리의 의지나 기대와는 상관없이 시간의 원리에 따라 규칙적 으로 착착 흘러감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란 원래 이렇게 간사해서 어려운 시간, 어려운 장소, 그리고 어려운 과제를 빨리 피하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함으로서 전보다 더 강하고 단단한 의지를 지닌 성장된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우리는 흔히 7말8초에 여름휴가를 몰아서 간다. 대부분 직장이 그렇고 관공서가 그렇고 또한 학교도 이즈음에 방학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휴가철에는 모처럼만에 가족끼리 여행을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 틀림없다. 한 여름의 무더위를 피해서 높은 산 안에 깊은 계곡이나 넓고 시원한 바다에서 휴가를 보내고 마음의 충전하면 웬만한 더위쯤이야 못이겨낼 것도 아니지 않는가?

가족으로부터 독립해서 1인가구로 살아도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보양식을 만들어서 자신을 위해 영양을 보충해주던지 아니면 유명한 맛집을 찾아가서 계절에 맞는 영양음식으로 한여름 무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 하던지 면역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면 한여름 무더위가 두려울까? 삼복더위의 기세에 자신감을 잃고 위축된다고 해서 더위가 우리를 불쌍하게 여겨 덥지 않고 힘들지 않게 해주는 것도 결코 아니지 않는가?

자! 지금부터는 실천이 면연력이 다. TV방송이나 스마트폰의 앱에서 쏟아져 나오는 많은 정보에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어차피 다가올 한여름 무더위라면 한판 승부를 하는 것이 백번 낫다. 우리 주위에 가까이 와있는 여름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한 번 소리쳐 보자.

“더위야 와라, 한 판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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