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숙 교육학 박사, 특수교육 전공

‘쓰임새’의 사전의 뜻은 “쓰임의 정도. 돈이나 물건 따위가 실제로 사용되는 곳. 또는 그용도.‘라고 해석 된다. 접미사 '-새'가 일부명사 또는 용언의 명사형 뒤에 붙어 '걸음새, 모양새,생김새. 짜임새, 차림새, 쓰임새'와 같이 ' 모양', '상태', '정도'의 뜻을 더한다.

걸음새를 보면 ’건강의 정도‘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모양새는 ’패션의 의미‘로 느껴지기도 하며 그 사람의 인품을 나타내주기도 한다. 생김새는 외모뿐만 아니라 인상을 통해 그 사람의 살아 온 과정을 유추해 보기도 한다.

짜임새는 글, 이론 따위의 내용이 앞뒤의 연관과 체계를 제대로 갖춘 상태로 조리 있게 말할 때도 짜임새가 있다고 표현한다. 차림새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린 모양을 말한다.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는데 접미사 '-새'가 붙은 ’모양‘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중에서도 ’쓰임새‘는 나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역사는 어떤 필요성에 따른 ‘쓰임새’ 에 의해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인간은 두 발로 서서 걸어 다니고 두 손이 자유로워지면서 돌멩이나 막대기 등을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구석기 시대에는 주먹토끼, 긁개, 찍개 등을 사용하여 사냥을 한 후, 동물 뼈나 나무를 다듬었고, 물고기를 잡기도 했다.

구석 기시대에는 사냥과 채집을 하기 위해 사는 곳을 자주 옮겨 다녔지만 신석기 시대에는 농사를 짓게 되면서 한 곳에 머물러 살게 되었고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돌괭이나 돌보습, 돌낫, 돌창, 돌화살 등 여러 가지 도구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청동기시대에는 돌이나 나무가 아닌 금속으로 도구를 사용하였고, 우리 조상들은 고조선 때부터 중국을 통해 청동보다 더 강하고 튼튼한 철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철로 도구를 만들어 쓰기 시작했으며, 철로 만든 농기구는 오늘날에도 농사에 쓰이고 있다.

인간의 생활은 도구를 사용하면서 더욱 편리해지고 생활환 경도 발전을 거듭해 왔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쓰임새’가 없어지면 버려진다. 정년을 하신 어느 분이 “직장에서는 ‘쓰임새’가 있어 늘 활기차게 생활했는데, 집에 있다 보니 ‘쓰임새’ 가 없어서 참 힘듭니다.”라고 하신다.

내가 ‘쓰임새’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살 맛이 나는 것을 의미하고, 그래서 내가 속한 집단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 매우 소중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어느 집단에서나 인간은 세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고 한다. ‘꼭 필요한 사람’, ‘있 어도 없어도 그만인 사람’, ‘없었으면 좋은 사람’이다.

직장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인간관계’ 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업무를 쉽게 처리하거나, 지원자로 생각하는가? 아님 늘어렵고 힘든 사람으로 가능한 곁에 오고 싶지 않은 사람인가?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2010년대의 10년을 마무리하고, 20년대의 시작이라는 데에서 다른 새해보다도 더 의미가 크다고 볼 수있다. 새해를 맞아 나의 ‘쓰임새’를 점검해보면 어떨까? 내가 속한 가정, 직장, 사회, 국가 에서 나의 ‘쓰임새’는 어떻게 평가될까?

자신의 ‘쓰임새’를 높이려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새롭게 배우고. 경험했던 수많은 노하우들을 전수하여 ‘쓰임새’가 더 많아 지고 유효하도록 만들고, 선배·후배·동료·가 족으로서의 역할을 간과하지 않고 지원하는 태도를 먼저 가져야 한다.

이런 태도를 지닌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어느 곳에서나 기둥 같고, 그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고 하는데, 이왕 한번 사는 인생! 어느 집단에 서든지 그 자리를 떠났을 때, 진정으로 생각나는 사람, 보고 싶은 사람, 칭찬받는 사람, 아쉬운 사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남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새해의 다짐으로 우리 모두가 이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면, 긍정의 바이러스가 전파 되어 하루를 살아가는 시간들이 덜 힘들고, 더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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