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용 기 <발행.편집인>

‘문화’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한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 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정신적 과정의 산물’ 이라고 언급되어 있다. 하지만 ‘문화’라는 단어를 절대로 한 마디나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문화’는 그것이 속한 대화의 맥락에 따라 매우 다른 뜻을 지니는, 다담론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화의 도시라 함은 어떤 도시를 뜻할까?

이 역시 수많은 사례와 현상을 문화라는 단어에 대입할 경우, 현존하는 모든 도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표현이다.

감히 말하자면, 문화의 도시를 만드는 것은 그 지역이 갖고 있는 지형적, 태생적 특성을 최대한으로 발휘시켜 그 역량을 극대화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머릿속에서 안산과 문화의 도시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봤다. 딱히 이거다 하고 전등을 켜듯 떠오르는 것은 솔직히 없었다.

김홍도의 도시 안산이라 하여 김홍도 축제를 개최하고, 나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별망성 예술제도 매년 연다. 또한 5월이면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안산의 중심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리고 수준급 시설을 자랑하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도 보유하고 있다.

그 어떤 것이 안산을 문화의 도시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콘텐츠일까? 그 답이 하나로 통일되긴 힘들어 보인다. 문화는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사전적 의미에도 나와 있듯 한 사회의 개인이나 집단이 만들어 낸 산물이 곧 문화다.

생각해보건대, 안산이 지금과 같은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되기까지는 철저한 계획이 존재했던 만들어진 도시였고, 따라서 외부에서 유입된 대다수의 인구가 안산토박이라는 얇은 뼈대에 붙은 형국이니, 그들이 만들어 낸 문화적 산물 역시 안산을 오롯이 대표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였던 것이다.

그렇다. 시민들이 ‘안산’이라는 단어로 뭉치는 것이 문화의 도시로 가는 필요조건이다.

유독 향우회의 모임이 활성화 되어 있고 영·호남의 지역 갈등이 이 작은 도시 내에서 만연한 ‘안산’의 현재 모습으로는 안산과 문화의 도시가 절대 매칭될 수 없다.

“고향이 어디세요?”라는 질문을 아직도 하는가? 이제는 “안산 어디에 사세요?”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 보자.

안산시 어느 동네에 살든, 자신의 고향보다 안산이라는 이름이 시민들 개개인의 마음속에 먼저 떠오른다면, 그것이 곳 시민들이 화합하는 길이고 문화의 도시로 갈 수 있는 출발점에 선 것이 아닐까?

그렇게 화합된 안산 시민들이 진정한 안산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면, 그것이 안산의 미래 100년을 이끌어 갈 문화콘텐츠로 빠른 시간 안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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