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용 기  발행인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히터에 의지해야 할 정도의 찬바람을 동반한, 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긴 이슬이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를 일컫는 ‘한로’도 지났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남아있는 달력의 수가 고작 두 장. 프로야구가 포스트시즌에 돌입하고 프로축구가 스플릿라운드에 돌입한 지금, 추위를 잊게 해 줄 화끈한 실내스포츠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학창 시절 배구선수로 활동하며 지금 안산시 배구협회의 장을 맡아 봉사하기까지 평생을 ‘배구’라는 스포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나로서는 찬 바람이 부는 지금 시기가 매우 큰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사실 겨울스포츠라 함은 얼음과 설원 위에서 하는 스포츠들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우리나라의 혹독한 겨울은 겨울스포츠의 개념을 조금 바꿔놓았다.

대표적인 겨울스포츠로 국민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배구와 농구는 소위 말하는 ‘직관’하기에 더없이 좋은 종목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추운 날씨 속에 실내 체육관에서 하는 스포츠라는 점, 경기 시간이 1시간 30분~2시간 30분 내외로 평균 3시간에 육박하는 야구보다 짧아 집중하기에 좋다는 점, 득점 상황이 빈번하기에 짜릿한 쾌감을 보다 자주 느낄 수 있다는 점 등이다.

그래서 실내 코트에서 열리는 위 종목들을 한 번 직관을 해 본 사람은 그 매력에서 쉬이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운동 부족의 현대인들에게, 특히나 얼마 안되던 운동량마저 급격히 줄어드는 겨울에,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청량제라고 할까.

2018~2019시즌 프로농구와 프로배구가 지난 주말 일제히 개막했다.

‘처음’이나 ‘출발’이라는 단어가 주는 기대감 때문일까. 지난 주말 전국 곳곳의 코트에는 구름관중이 가득 차며 팬들을 겨울스포츠의 독특한 묘미 속으로 안내했다.

이제, 안산시민들도 이 같은 즐거움을 함께 할 때다.

안산을 연고로 하는 OK저축은행 프로 배구단의 시즌이 15일 상록수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의 대결을 시작으로 5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팀당 36경기가 펼쳐지는데, 이중 절반인 18경기가 홈구장인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리게 된다.

2013년 개장해 2천700석 규모의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상록수체육관은 시민들에게 스포츠 관림의 최적의 조건을 선사할 것이다.

안산시 배구협회장이기 이전에 한명의 안산 시민으로써, 좋은 것은 함께 나누고 싶은 심정으로, 배구장에서 실내 스포츠의 진수를 느껴 볼 것을 시민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한 번 ‘직관’을 해 본다면,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의 명 감독과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지닌 새로운 외국인 선수, 국가대표 출신 실력파 선수들이 만들어 나가는 안산 OK저축은행 배구단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분명 매료될 것이다.

10월, 안산의 코트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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