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영 춘 한도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사람의 귀는 구조적으로 외이, 중이, 내이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중이는 고막부터 달팽이관(와우)의 직전까지의 공간을 말합니다. 중이의 내부에는 이소골이라는 작은 뼈가 3개 있고 서로 관절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소리란 공기의 진동입니다. 이 진동이 고막, 이소골을 거쳐 달팽이관으로 전달됩니다. 달팽이관에서는 이 진동을 신경신호로 바꾸는 작용이 일어나고 이 신경신호가 청신경을 통하여 뇌로 전달되면 우리는 비로소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중이염이란 바로 이 중이에 생긴 염증입니다. 중이염은 크게 급성중이염, 만성중이염, 삼출성 중이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만성중이염에 대해서만 설명하겠습니다. 중이는 공기. 점막, 이소골로 이루어진 뼈 속의 작은 공간이란 것을 앞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이 공간은 외부와 교통이 없이 차단된 공간이 아닙니다.

앞쪽으로는 유스타키오관이라는 관을 통해 코 뒤의 비인강이라는 공간과 통하고 있고, 뒤쪽으로는 유양돌기 내의 빈 공간으로 통해 있습니다. 귀 뒤를 만져보면 아래쪽으로 돌출한 딱딱한 뼈가 만져지는데 이곳이 바로 유양돌기입니다. 정상적으로 공기가 차 있고 점막으로 둘러싸인 무수한 작은 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인강에서 감기의 합병증으로 유스타키오관을 통해 세균이 증이로 들어오고, 고막을 다쳐 고막을 통해 중이로 세균이 들어오게 된 다음 이것이 중이 자체의 저항력을 이기게 되면 중이의 점막에는 염증이 생깁니다. 고막자체에도 염증이 퍼져 구멍이 뚫립니다.

이렇게 되면 염증이 있는 중이의 점막에서 생긴 농(고름)이 뚫어진 고막을 통해 바깥으로 나옵니다. 이것이 환자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귀에서 물이 나온다'는 증상이고, 의학적으로는 '이루'라고 합니다. 또한 이 중이염이 진행되면 염증이 유양돌기에까지 퍼져 지속적으로 이루를 만들어 내고, 이소골을 파괴시켜 청력을 떨어뜨립니다.

중이염은 그 합병증으로 중이를 지나는 안면신경의 마비가 잘 생기는데, 이 경우 한 쪽 입이 마비되어 표정이 찌그러지며, 눈을 못감는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드물게 다른 합병증으로 중이를 둘러싸는 뼈를 넘어 염증이 퍼지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내이로 퍼져 내이염으로 귀머거리가 되거나 심한 어지러움을 일으키기도 하고 뇌로 퍼져 뇌막염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중이염을 수술하여 안전한 귀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진주종이 동반된 중이염의 경우는 이러한 중이염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본인이 크게 불편하지 않더라도 진주종으로 수술을 권유받은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대부분 고막이 뚫어진 것만을 중이염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만성중이염은 유양동에까지 염증이 가있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만성중이염의 수술 목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염증의 제거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목적이 청력의 개선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두가지 중요한 목적을 같이 달성시키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실제로는 염증의 상태에 따라 2단계의 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염증이 경미한 경우에는 귀 안쪽으로만 절개를 넣고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만, 대개는 귀 뒤에 5cm 정도의 피부절개를 하고 유양돌기에 대한 수술과 중이에 대한 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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