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창 편집 국장

전남 목포에 가서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 들리면 ‘대통령 수칙’이라고 적힌 벽면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취임한 후 자신만의 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국무회의 등 정부를 운영하면서 필요한 내용들을 정리한 국정노트가 무려 27권이나 된다. 국정노트의 제1권 1998년 7월1일자 기록에는 ‘대통령 수칙’이 있다. 이 수칙은 나라를 다스리고 정부를 운영하는 원칙과 스스로에 대한 다짐을 적은 글이다.

안산시에도 제7기 민선시장이 출범했다. 윤화섭 시장이 한 번쯤은 ‘대통령 수칙’을 읽어보고 이번 인사를 단행했으면 해서 그 글을 몇 가지 인용하고 내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사랑과 관용을 베풀되 법과 질서를 엄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두 번째, 인사정책이 성공의 길이다. 아첨한 자와 무능한 자를 배제해야 한다.

세 번째, 현안파악을 충분히 하고 관련 정보를 숙지해야 한다.

네 번째, 대통령부터 국법 엄수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다섯째, 언론의 보도를 중시하되 부당한 비판 앞에 소신을 바꾸지 말아야 한다.

여섯째, 국회와 야당의 비판을 경청하자. 그러나 정부 짓밟는 것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 등이다.

모두 15개 항이 적혀있는데 여기서는 다섯 가지만 언급하기로 한다.

여기에서 더욱 관심이 가는 부분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수칙이다.

모두 안산시정에 맞춰 평가와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사랑과 관용을 베풀되 법과 질서를 엄수해야 한다는 말은 억울하다고 시민들이 시장을 찾아오거나 공무원과 비서실 등을 통해 민원을 제기할 때 사랑과 관용으로 그들을 대하되 법에서 안 되는 부분은 안 된다고 과감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안 되는 것을 우기거나 불만을 표출하고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할 때는 질서유지 차원에서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내용으로 풀이하고 있다.

두 번째, 인사정책이 성공의 길이다. 아첨한 자와 무능한 자를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다. 전국의 광역자치단체와 지방자치단체 모두 소폭이건 대폭이건 인사를 하기 위해 고민중이다.

안산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만간 빈 자리를 중심으로 승진인사에 따른 최소한의 인사만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공무원 인사 못지않게 안산시 산하기관의 인사문제에서 이를 더욱더 새겨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첨한 자와 무능한 자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아첨한 자와 무능한 자에게 자리를 주면 결국 그 부메랑은 임명권자이거나 추천권자인 안산시장에게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시장을 도운 사람은 선거가 끝나면 바람같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필요하다면 그 인재를 불러 필요한 곳에 쓰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시장 주변에서 맴돌며 한자리를 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이야 말로 아첨하는 사람들이거나 무능한 사람들이다. 선거를 진심으로 돕지 않고 한자리를 바라고 도운 것이거나 본인이 무능해 자리를 주지 않는 경우 그것을 역으로 삼아 시장을 음해하고 욕지거리 할 사람들이다. 이제 본격적인 인사철이다. 윤화섭 시장이 새겨들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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