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전기까지 단전, 세입자 골탕

건물 신축하려 일방적 철거 시작

“옷가게 앞에서 개를 키우고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다. 전기를 공급하지 않는다. 화장실 유리창과 벽면을 뜯어내고 사용하라고 한다. 통로를 막아 놓고 장사를 하라고 한다”

한 건물주가 상가 세입자들에게 저지른 행위다. 이미 고잔2동 상업지역 540-9일대(일명 중앙동 로데오거리)에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의류매장이 12여개나 들어서 있던 이곳은 건물주의 이러한 행동으로 거의 대부분 점포가 보증금과 이사비용으로 1천500만원을 받고 떠났고 현재 4개 점포만이 그동안 애지중지 가꾸고 다듬었던 상가의 권리를 찾으려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고잔동 540-9는 이미 기둥만 남겨두고 철거에 들어간 상태고 540-10은 4개 점포가 영업중이므로 철거에 들어 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나마 2층에 들어서 있는 식당은 건물주가 전기료를 받지 않아 단전되자 어쩔 수 없이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이곳은 6월14일 단전돼 여름철 무더위에 에어컨 사용도 못하는 상태에서 매장 출입문을 열어 놓은 상태에서 영업하다 최근 9번지 건물이 철거되자 여기서 발생하는 건축물 비산먼지와 각종 악취로 아예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점포 세입자 홍모씨는 “이 무더위에 문을 닫아 놓고 어떻게 영업을 할 수가 있느냐, 아예 손님이 오지 못하게 의도적으로 공사하는 것 아니냐”면서 “심지어 여자화장실을 사용하려고 해도 유리창을 다 깨놓고 칸막이 문도 다 없애 놓고 사용하라는 것은 세입자의 기본 권리마저 침해하는 것 아니고 무엇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남아있는 세입자들은 보증금과 개발비, 인테리어비 등을 포함해 최소한 2억원 가까이 투자됐으나 건물주는 3천만원에 합의 보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들은 3천만원도 한 세입자가 불가피하게 요청을 했음에도 주지 않고 있어 세입자 권리를 철저히 짓밟고 있다며 분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건물주와 계약만기가 3년후인 07년임에도 불구,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하는 것은 계약조항을 완전 무시했으며 세입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한건물로 이어져 있는 다른 한쪽을 영업중인 점포가 있음에도 철거를 강행하는 것은 의도적인 영업방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남아 있는 세입자들은 “임대료를 정당한 영업행위에 방해를 일삼은 건물주에게 의도적으로 임대료를 내지 않았으며 내용증명서를 보내면서까지 정상영업을 할 수 있게 요청했음에도 항상 반송되기만 했다”고 항변했다.

시는 이 지역이 철거신고를 한 적이 없는 상태며 세입자와 건물주의 관계는 시에서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어 세입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박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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