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中毒症

여 종 승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가 10년을 지나면서 지방자치가 무엇인지를 삶 속에서 나름대로 느끼며 살아 가고 있다.

내년도 지방자치 선거가 1년여도 안남게 다가오면서 우리 지역 정치인들도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내년 선거는 지난 6월 국회의 지방선거법 개정으로 기초의원들까지도 정당공천제가 됨은 물론 유급제, 중대선거구제, 비례대표제 등으로 제도적인 변화가 이뤄지면서 후보 예상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선거에 출마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들어 기초, 광역의회는 물론 기초자치단체장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이 어림잡아 1백여명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장이라는 '시장' 자리를 노리는 20여명의 예비 후보자들도 각자 꿍꿍이(?) 속을 갖고 정당내 경선 후보가 되기 위해 진성당원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아마도 우리 지역의 경우 특정인물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못해 무주공산(無主空山)이라는 여론 때문인지 몰라도 말 그대로 이름 좀 알려졌다하면 모두가 시장에 출마하겠다고 이구동성이다.

한마디로 '시장중독증' 에 걸린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물론 지방자치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 이라는 자리에 앉기 위해 자신을 연마하고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은 과연 얼마나 있는지 후보자가 되기 위해 움직이는 모든 이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시장자질을 갖추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은 인물들이 무조건적으로 도전하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지는 묻고 싶다.

필자는 지방정부의 총체적 행정을 이끄는 자치단체장이란 시장자리는 매우 복잡해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慧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 중독 증세를 보이기 이전에 자신을 겸허히 돌아보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해 어떤 봉사를 할 것인지 먼저 생각하고 시장으로서 자질을 갖추는 일에 열정을 쏟은 후 도전장을 내밀어 봄은 어떨런지...

된사람 한명을 하루 아침에 급조해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최소한 시장 선거에 도전해 보려고 꿈을 가졌다면 자신을 갈고 닦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한비자에 '長袖善舞 多錢善賈'(장수선무 다전선고)라는 글귀가 있다. 직역하면 '긴 소매에서 좋은 춤이 나오고 많은 밑천에서 좋은 상인이 나온다'는 말이다.

좋은 결과는 좋은 준비에서 나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최선의 결과를 위해서는 최선의 준비를 해야 한다. 장인이 일을 잘 하려면 사용하는 연장이 날카로워야 하듯이 시장이 되려면 시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일이 먼저다.

바로 시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시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시장 예비 후보자들은 진정한 리더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시장이 될 수 있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