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

아이가 항상 머리 아프다, 배가 아프다 하면서 계속 아프다고 해 막상 병원에 가 봤지만 큰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처음엔 당황도 돼서 놀래기도 했지만 여전히 아프다고 하니까 신경이 쓰이네요. 클 때 아플 수 있겠거니 하다가도 종종 아프다고 해 걱정이 됩니다. 꾀병인가 하는 생각도 해 봤는데, 꾀병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 원인 *

꾀병은 아이가 실제로 아픈 곳이 없는데도 의도적으로 아픈 척하는 것이지만, 아이가 실제로 아프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아프다고 말하는 경우는 스트레스성 또는 심리적인 요인(불안, 갈등 등)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불안을 심리적으로 느끼기보다는 그 심리적 어려움이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지면 두통, 복통, 식욕저하, 헛구역질 등 신체적인 증상으로 전환되어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꾀병이라고 윽박지르거나 무조건 야단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첫째, 도피심리로, 즉 여러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스트레스로 인해 가령, 학원 가기 싫을 때나 억지로 학습지 풀 때 등 해야할 일이 부담스러워 벗어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둘째, 관심 끌기로, 동생이 아플 때 부모가 옆에서 간호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 자기도 아프다고 말해서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끌려는 무의식적 동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부모가 보여 주는 따뜻한 관심이 그리워 매번 아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신체적 표현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아픔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표현력이 부족한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공포감이나 불안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안타까워하다가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아프다는 신체적 증상으로 불편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넷째, 부모의 영향으로 부모가 자주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아이가 조금만 이상해도 "너 혹시 머리 아픈 거 아니니?"하고 반복해서 질문하는 경우입니다. 아이는 뭔가 기분 나쁘고 마음대로 안될 때 습관적으로 머리가 아프다는 호소를 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적 증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민감합니다. 아픔으로 인해 주변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끌어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어지는, 또는 해야할 일인데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등의 이차이득을 얻고자 합니다.

* 대책 *

첫째, 아이가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이유에 숨어 있는 내적 동기를 파악해야 합니다. 어느 때 자주 아프다고 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어려운 숙제를 할 때인지, 가기 싫은 학원에 갈 때인지, 동생을 돌보느라 자기에게 관심이 덜 하다고 느낄 때인지 또는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에는 문제가 없는지, 충분한 대화(설득보다는 들어주는 자세로)를 통해 아이 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동안 아이에게 무리하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는지, 심리적 어려움을 심화시켰던 사건이나 환경을 찾아 심리적 요인을 해소해 주고, 안정적이면서 지지적인 환경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때로는 아이가 아프다는 호소에 무관심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열, 구토, 설사, 밤에 자다가 아프다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 않거나 자신이 아픈 것엔 전혀 관심 없이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만 더 관심이 있는 아이 경우에는 그냥 무심히 넘어가고 아이가 할 일을 끝까지 시키는 것이 아이 교육에 좋습니다. 아프다고 해서 이차적인 이득(결석, 숙제나 청소를 안 함)을 얻는데 익숙해져서 나중에 꾀병쟁이가 될 수 있으므로 어떤 일을 하기 싫을 때 부모에게 아프다고 호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아이에게 인식시키고 나쁜 습관을 고쳐주어야 합니다.

셋째, 아이가 자주 아프다고 하면서 학교에 가지 않을 경우에는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또는 따돌림과 같은 또래 관계, 교사와의 관계, 학업부담 등으로 인해 생긴 것일 수도 있고, 어머니와 떨어지는 것이 두려워서일 수도 있습니다. 먼저 학교에 얼마나 적응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교사와 상의해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 학교적응 문제보다는 부모와 떨어지는 것이 겁나서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같이 외출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놀도록 격려하며 부모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나가는 것이 학교 적응에 도움이 됩니다. (유아상담:418-5557)

<자료제공: 이석숙 상록어린이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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